휴업중인 조선기자재공장에 침입해 4700만원 상당의 전력용 케이블을 훔쳐 헐값에 판 일당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일 자정쯤 거제시 사등면 한 조선기자재 공장에 들어가 케이블을 훔친 뒤 시장에 처분한 혐의다.

경찰 수사결과, 이들은 범행 당시 트럭을 동원해 대형절단기와 렌치 등 범행도구로 전선케이블을 10m씩 50여 토막으로 잘라 싣고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같은 수법으로 광주광역시와 충남 홍성 등 전국을 돌며 1억5000만원 어치의 공장 내 케이블을 절취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경찰은 도주한 공범 1명에 대해 지명수배를 내렸고 여죄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들이 훔친 케이블은 고물업자를 통해 이미 시중에 유통시켜 처분한 것으로 확인했으며, 당시 범행에 사용한 차량과 대형절단기 등 10여 점을 증거품으로 압수했다.

경찰은 이들 중 A·C씨는 지난달 26일 광주광역시 은신처에서 체포하고, 주범 A씨에 대해서는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지난달 28일 구속했다. C씨는 범행 가담정도가 비교적 경미해 불구속 수사중이다.

이보다 앞서, 공범 B씨는 지난달 19일 전남 목포에서 체포했으나, 중증의 신장염을 앓고 있어 일단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 범인 일당은 범행 한달 전부터 현장을 수차례 사전답사하는 등 용의주도함도 밝혀졌다.

피해를 입은 공장은 약 2년 전부터 조선물량 부족으로 휴업 중이었다. 이곳에는 평소 2~3명이 야간경비를 섰으나, 이들이 범행 착수일로 선택한 수요일은 야간 경비원이 1명뿐이었다. 이런 사실을 사전답사를 통해 파악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워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인들이 당시 절취한 전력용 케이블은 공장 가동시 전력을 공급하는 필수 전기설비다. 향후 공장 재가동을 위해서는 복구비용 또한 분실 케이블의 2배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지난 한달간 이들을 끈질기게 추적·검거하는 과정에서도 크게 애를 먹었다. 이들은 평소 휴대폰을 아예 소지하지 않거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소지한 휴대폰을 범행 후 없애 버리고 일정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는 도주 행각을 벌였다.

범인 일당은 모두 일정한 주거나 직업도 없이 전국을 떠돌다 사회에서 만난 사이이며, 일부는 과거 비슷한 절도사건의 공범으로 일찍부터 교도소를 드나들며서 알고 지내는 관계라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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