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석 거제시약사회장
고윤석 거제시약사회장

백신이라는 이름은 1881년 루이 파스퇴르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지만 이보다 앞서 1796년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소의 천연두 바이러스인 우두균을 인간에게 투여하면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백신의 기초가 됐다.

제너 이전에는 4~5세기 중국에서 천연두를 예방하기 위해 사용한 인두법이 존재했는데, 천연두를 앓은 환자로부터 균을 채취해 사람에게 접종했다. 인간에게 감염되는 균이다 보니 부작용과 사망률이 매우 높은 방법이었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점점 안전하고 다양한 병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고 있고 이미 여러 병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을 접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아기가 태어나면 국가에서 B형 간염·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뇌수막염·폐렴구균 등 여러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접종을 권고하고 관리하고 있다.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백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고, 거짓 뉴스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국민 모두가 백신의 원리에 대해 공부해야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우리 몸은 여러 가지의 방어 체계를 가지고 있다. 크게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방어 체계인 선천성 면역반응과 경험을 통해 이뤄지는 후천성 면역반응으로 나눌 수 있는데, 백신은 후천성 면역반응을 이용한다.

후천성 면역은 외부 물질을 제거하는데 세포가 직접 해결하는 세포성 면역과 외부 물질과 결합해 다른 세포가 제거하기 쉽게 만들어주는 항체를 분비하는 체액성 면역으로 나뉜다. 두 면역 반응 모두 이 물질이 외부 물질인지 몸의 일부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한데 몸의 세포가 항원을 인식해 구분한다.

항원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일부분일 수도 있고 몸의 일부분일 수 있는데 이를 자기, 비자기(몸에 존재하지 않는 외부 항원)로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분에 장애가 생기면 면역세포가 우리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정상적인 후천성 면역반응은 APC세포(APC(Antigen-Presenting Cell)·항원제시세포)라고 불리는 대식세포·B세포·수지상세포가 몸속의 여러 항원을 대식작용을 통해 인식하고, T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비자기 세포나 바이러스를 구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비자기 항원을 제거하기 위해 1차 면역반응이 일어나 세포성 면역반응과 체액성 면역반응이 일어나 위의 항원만을 특이적으로 제거한다. 항원을 모두 제거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기억하는 기억세포를 만들어 다음 항원의 침입에 대비한다.

기억세포를 이용하는 것이 바로 백신의 기본 원리다. 아래의 그림은 처음 항원의 노출의 대한 면역반응과 2번째 노출에 의한 반응이 큰 차이를 나타내는 것을 보여준다. 기억세포에 저장된  정보를 통해 빠르고 강하게 반응해 항원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백신은 항원의 종류에 따라 불활성화 백신과 약독화 백신으로 나뉠 수 있다. 불활성화 백신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특정부분 항원만을 모아서 만든 백신이고 약독화 백신은 세균과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변형 제조해 면역반응을 일으키지만 독성이 없게 만든 백신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의 코로나 백신의 경우에는 위의 설명된 전통적인 방식의 백신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는 DNA를 증식 능력이 없고 DNA 전달 능력만을 가지고 있는 아데노바이러스라는 전달자 바이러스 속에 넣어 접종한다. 아데노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부를 만들어내면 이에 몸이 1차 면역 반응을 일으켜 기억세포를 생성하는 원리다.

‘화이자’와 ‘모더나’ 코로나 백신은 최신 기법을 이용한 백신으로 mRNA를 이용하는데 DNA와 마찬가지로 유전정보가 들어있는 물질이다.

mRNA를 지질막으로 보호해 유전정보가 손상되지 않게 우리 몸에 넣어주는 것이다. 몸속에 들어간 mRNA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외벽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생성하고 이 단백질에 대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기억세포를 생성한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짐에 따라 자신이 어떤 백신을 맞게 될지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늘어나고 있다. 과학적으로 볼 때 지금까지 승인된 모든 백신은 안전하기 때문에 백신 종류를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코로나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 빈도 역시 앞에서 소개한 인플루엔자 백신 등의 여러 백신의 부작용 발생 빈도와 통계적으로 차이를 찾기 힘들고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정부에서 7월 한달 동안 임시적으로 1차 접종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을 맞은 국민들에게 2차 접종으로 화이자 코로나 백신 투여하는 교차 접종을 승인했다.

이러한 교차 접종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것이 아닌 캐나다·스웨덴·독일·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서는 이미 교차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오랜 시간 연구가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독일 함부르크 대학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교차 접종시 1차와 2차로 동일하게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을 투여한 환자에 비해 항체 수가 10배 가량 더 형성된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스페인·영국의 다른 연구기관의 연구에서도 교차접종에 의한 부작용의 증가나 효력 감소는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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