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독 오류로 치료 시기 놓친 억울한 죽음
판독 오류로 치료 시기 놓친 억울한 죽음
  • 최대윤 기자
  • 승인 2021.0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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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보호원 A병원 판독오류 통보, 유족 측 A병원에 의료소송 준비
병원 측 유족의 슬픔에 심심한 위로 전달, 시민들에게 심려 끼쳐 송구
지난 15일 A병원 입구에서 B씨의 유족이 A병원의 의료 과실과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15일 A병원 입구에서 B씨의 유족이 A병원의 의료 과실과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거제지역 한 종합병원의 판독 오류로 치료 시기를 놓친 사망자의 유족이 해당 병원에 의료과실 인정 및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유족에 따르면 사망자 B(61)씨는 간질환으로 A병원에서 수년째 진료를 받아 오다 지난해 2월 이 병원에서 국가암검진을 진행했다.

A병원은 암검진(CT 촬영 등) 후 B씨에게 간에 혈전이 발견될 뿐 별다른 소견이 없다는 결과를 알렸고, 혈전 치료제 처방 및 6개월 동안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나 B씨의 병세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고 암검진 후 5개월 만인 지난해 7월 다시 A병원을 찾아 다시 한번 CT 촬영을 진행했다. 검사 결과 A병원은 B씨의 혈전 상태가 이전보다 악화돼 입원 후 혈전을 녹이는 주사 처방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B씨는 A병원의 입원치료에도 병세의 호전이 없자 A병원에서 검사받은 서류(CT 결과지 등)를 도내 대학병원에 제출해 판독을 의뢰했고, 대학병원은 A병원의 소견과 달리 B씨의 상태가 간암으로 판독하고 재검사를 권유했다. 

대학병원의 권유에 따라 서울 소재 종합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B씨의 건강상태는 ‘간암말기’였다. 

대학병원은 이미 B씨의 병세가 악화돼 수술이나 항암치료가 불가능한 이른바 시한부 판정을 냈고 B씨와 가족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자택에서 가까운 거제에서 치료를 받기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로 내려온 B씨 가족은 도내 대학병원과 서울의 종합병원에서 받은 결과를 A병원 측에 알리고 B씨가 말기암에 이르게 된 것은 정확한 진단을 하지 못한 A병원 측에 과실을 지적하고 남은 생이라도 편하게 보낼 수 있도록 병실 지원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A병원은 B씨 가족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B씨는 지난 2월 10일 새벽 3시 A병원 4인실에서 임종했으며 장례도 이 병원에서 치렀다. 

A병원은 B씨의 임종 전후 B씨의 가족과 수차례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병원 측은 의료과실 및 합의를 위한 만남이 아니라 B씨의 사망 원인을 A병원 측에 있다는 유족의 주장을 정확히 청취하기 위한 만남이었다는 설명이다. 

유족들은 B씨의 죽음과 관련해 A병원 측에서 아무런 대응이 없자 지난해 11월 한국소비자원에 민원을 넣었고,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지난 3월 민원제기 결과를 각각 유족과 A병원 측에 알렸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전문자문기관에 의뢰한 결과에 따르면 사망한 B씨가 A병원에서 최초 CT 촬영했던 지난해 2월과 입원치료 전인 7월 CT에서 간암이 확인되는 등 A병원의 판독 오류가 확인 됐다는 결과를 냈다. 

이에대해 A병원 측은 한국소비자보호원이 단순히 판독 오류에 대한 결과만 알렸을 뿐 병원의 의료과실을 인정하는 결과가 아닌 데다 유족의 주장에 반박할 증거나 정황이 없어 별다른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유족 측은 의료과실과 보상을 떠나 A병원이 B씨의 말기암 발견 이후 인도적인 차원에서 대응 했다면 모르겠지만 A병원의 과실이 분명히 밝혀진 이후부터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며 병원 측의 사과와 의료과실을 인정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다. 

또 유족 측은 소비자보호원의 결과 통보를 바탕으로 A병원의 판독 오류와 B씨의 죽음이 명백한 의료사고로 보고 A병원을 상대로 의료소송을 준비 중이다. 

1인 시위 현장에서 유족 측은 “A병원은 오랫동안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의 진단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물론 국가에서 진행하는 암진단에서도 오류를 범해 환자의 치료 시기를 놓치게 하고 죽음에 이르게 했으면서도 사과는커녕 아무런 대응도 없다”며 “이런 A병원의 비인도주의 태도와 방관을 시민들에게 고발하고 억울한 죽음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진행될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A병원의 횡포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A병원 측은 “의료진은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안타까운 결과가 나와 유감”이라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에 말씀을 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린 시민에게도 송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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