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을 끝내고 연초면에서 하청면 집으로 규정속도를 지키며 달리던 강미경(35·하청면)씨.

어둡고 굴곡이 심한 2차선도로여서 신경을 곤두세우며 안전운전을 했다. 그런데 뒤를 바짝 따르던 승용차가 앞지르기를 시도하면서 상향등을 계속 쏘아댔다. 룸미러에 강한 빛이 비치면서 눈이 부셔 제대로 운전을 할 수 없었다. 상향등은 느리거나 규정속도로 가는 앞차를 위협하라고 있는 게 아닌데 정말 짜증이 제대로 났다.  

산중턱에 들어선 상문동 A아파트 맨 윗동에 있는 집으로 45도 경사도로를 한창 달려가던 김지민(32·상문동)씨.

내리막길에서 대기중이던 택시 상향등 때문에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오르막길 차량을 위해 상향등을 꺼주는 게 기본 예의일텐데, 정말 따지고 대들고 싶은 맘이 절로 났다. 상향등은 불빛각도가 다른 운전자의 눈을 직접 겨냥해 시야를 방해하기 때문에 살인등이라고 불릴 만큼 위험하다.

상향등은 전방 100m까지 직선으로 불빛을 쏘게 되고 하향등(일반 라이트)은 바닥쪽으로 40~50m 정도 비추게 된다. 상향등은 어두운 밤길을 달릴 때와 주위에 차가 없을 때 사용하며 특수한 상황임을 앞차에게 알릴 때 깜빡임으로 일종의 알림 신호로 사용한다. 또 좁은 골목길이나, 급격히 꺾이는 코너에서 내가 있다는 신호를 줄때 쓰기도 한다.

2016년 11월 중국 남부 선전에서 하이빔(상향 전조등)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운전자에 대해  녹색 '하이빔 체험전용 의자'에 앉도록 한 뒤 1분간 다른 차량의 하이빔을 응시하도록 하는 '고강도' 처벌을 내렸다.

일본 한 도시는 밤에 열차들이 하이빔을 켜고 역내로 들어오는 일이 많아 너무 눈부시다는 민원과 마주 오는 열차운전자의 시력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취지하에 '감등'을 권고하고 있다.

2017년에는 인터넷사이트 네이버에 '상향등 복수 스티커'가 실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보통 때는 보이지 않다가 상향등을 켜는 순간 보이는 스티커를 말하는데 그냥 스티커가 아니라 바로 귀신 스티커를 말한다. 부산에서 이 스티커를 붙이고 다닌 운전자가 혐오감을 준 혐의(도로교통법위반)로 즉결 심판에 넘겨졌다.

현행법상 과속이나 급제동·경적사용 등과는 달리 상향등은 난폭운전에서 제외된다. 2018년 고속도로에서 앞차가 일부러 속도를 줄였다며 무려 48번이나 상향등을 번쩍거리며 앞차를 윽박지르던 뒤차 운전자는 난폭운전을 했지만 처벌받지 않았다.

상향등은 앞차뿐만 아니라 마주 오는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해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운전의 에티켓을 논할 때 상향등이 항상 거론된다. 몰지각한 운전자들은 상향등을 앞차 공격용으로 쓰는 경우가 더러 많다. 남용을 막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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