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포항 앞에 파도를 막고 서있는 섬이 지심도다. 동백꽃이 많이 핀다고 동백섬이라 부르기도 한다. 장승포항과 가까이에 있지만 행정구역은 일운면 옥림리에 속해 있고, 생활권은 장승포다.

지심도에 첫 발을 디딘 것은 1970년 3월. 문화유적지 조사차 장승포에서 작은 어선을 타고 섬에 내렸다. 승용차가 다닐 정도의 길이 나 있고 포장이 돼 있었다. 길가에는 한 아름이나 됨직한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섬 중간 지점에는 일본식 기와집들이 있다. 그 집들은 1936년 일본군 육전대가 주둔하면서, 300여명의 군인들 숙소와 일본인이 살던 집들이다. 일본의 주택과 생활상이 잘 나타나 있는 군용지다.

광복이 되고 난 후 일본인이 물러가고, 이 주변 사람들이 빈집에 들어와서 살게 됐다. 섬과 주택은 국방부 소유 재산으로 14세대 32명이 살았다. 개간한 밭에는 고구마와 보리를 심어 주식으로 사용했다. 1965년께 밀감과 유자를 재배했고, 마늘·시금치·상추·무 등을 심어 장승포에 내다 팔아 생활필수품을 사는데 사용했다. 섬 주변에는 해조류와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어 주업은 어업이다. 집집마다 노 젓는 작은 어선이 한척씩 있었다.

1978년 7월5일 옥성선 군수가 새마을 사업으로 발전소 준공식을 가지고 발전기로 전기를 일으켰다. 1988년에는 집집마다 전화가 들어왔다.

섬의 남쪽 정상에 러일전쟁 때 일본군 육전대가 사용했던 포대설치 자리와 포탄 등 무기를 저장했던 동굴이 있다. 일본 육전대가 이곳을 방어진지로 정한 것은 장승포에서 2㎞ 정도 떨어진 섬으로 남쪽해안을 방어하는데 가장 좋은 요새지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형지물을 이용해 만들어 놓은 군사기지다. 침략자 일본군의 유적이지만, 당시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비운의 역사라 할지라도 보존해야 한다는 관념을 갖고 보존하게 됐다.

지심도는 섬의 생김새가 군함같기도 하고 고래 같기도 하다. 바위섬으로 형성돼 있으며 수목이 울창하다. 섬 전체는 국유지로 해군 방어진지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2017년 거제시로 환원됐다.

해변을 돌아가면 형제바위·용바위·마당바위 등 독특한 모양을 가진 바위들이 많이 있다. 바위틈 사이에 솟아있는 가냘픈 해송은 천연의 고해에서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내와 삶의 희망을 안겨다 준다.

여름 피서지로서는 더없이 좋은 섬이다. 동백숲을 비롯한 상록수 그늘이 있고, 낚시를 하면서 무덥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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