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를 바꿔 달라며 한 통의 전화가 왔다. 흥분한 목소리였다.

"제보를 했었는데 아직 아무런 조치도 없다"며 본지 기자에게 따지고 싶은 모양이었다. 지금은 취재 중이라 연결이 안 되고 '저에게 말씀을 하시면 도와드리겠다'고 말하자 흥분이 약간 가라앉은 듯 이야기를 시작한다.

일운면에서 장사를 하는 신기철(57)이라는 사람이라면서 학동수산고개를 넘어 양화까지 오다보면 도로 가드레일 공사를 하다 중단돼 있는 곳이 있다. 가드레일을 철거하고 모 통신사 깃발과 비닐테이프가 훼손된 채 날리고 있다. 평상시에도 도로가 위험한 지역인데 겨울철 도로가 얼기라도 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행정이 뭐 하는 곳인지 모르겠다며 높으신 양반들 정치욕심 챙기기 전에 시민들과 자기지역 주민 생명과 안전부터 챙겨야 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거제신문에도 몇 차례 전화를 했는데 신문 한 번 나가고 나서 행정에서 아무런 조치도 없고 거제신문도 해결될 때까지 연속보도를 해서 시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데 안타까워 자꾸 전화를 하게 돼 미안하다고 했다.

제발 공사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모르지만 거제지역 안에 위험지역이 있으면 일단 우리 시 행정이 먼저 챙겨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큰 사고가 나고 나서 뒤 늦은 후회는 소용없다. 현장을 확인하고 나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긴급공사는 아니라도 안전장비 등 주의표지판과 야간 경고표시라도 해줘야 할 것이라며 꼭 신문에서 해결해달라며 부탁한다며 전화를 끊었다.

당시 취재기자에게 다시 한 번 현장 확인을 부탁했다. 현장확인을 마친 기자는 전화를 한 분께 미안한 생각이 든다. 이제 겨울이라 도로가 결빙이 생길 수 있는데 만약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을 정도로 위험지역이다.

취재결과 공사 발주처는 진주국도관리청으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였다. 거제시 도로과나 안전과가 직접 나서 우선 위험지역에 대해 안전조치가 시급하다고 판단되며,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연속적으로 보도해야 할 사항이라는 보고였다.

이쯤 되면 국도14호선 변의 굴곡도로 가드레일이 철거되고 재해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제보를 한 신씨와 본지 기자도 수차례 취재와 건의를 파악하고 있을 것 같은데 도로담당관청에서는 무엇을 했는가? 또한 이를 파악하고 건의해야 할 거제시 행정은 뭘 하고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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