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과 택시승강장 정비사업 완료
거제관광 시작점 관광안내소도 설치
야간시간 폐쇄·검색불편 등 개선 필요

관광거제의 첫 관문인 고현시외버스터미널이 이달부터 새롭게 단장하고 시민과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거제시는 총 사업비 2억1900만원을 들여 화장실을 개보수하고 택시승강장을 정비했으며 관광안내소도 설치했다. 장승포시외버스정류장도 화장실 개선이 이뤄졌다.

이번 터미널 개선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올해부터 국내관광활성화를 위해 전국 10개 권역을 선정하여 추진 중인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공모사업 선정으로 진행하게 됐다. 서울시청과 청와대·경남도에서 근무했던 서일준 부시장의 인맥을 활용해 사업의 필요성을 중앙정부에 피력했고 덕분에 예산을 받아올 수 있었다.

새벽시간 폐쇄로 화장실 등 불편

이처럼 고현시외버스터미널의 환경개선이 이뤄졌지만 추가적으로 검토할만한 부분도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등에서 야간우등 버스를 타고 거제로 오는 관광객들이 새벽 시간대에 고현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터미널 문이 잠겨있어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시내·시외버스가 다닐 때까지 쉴 공간이 없다.

특히 배낭여행을 다니는 대학생 관광객들은 시간과 비용을 아끼려고 새벽에 도착하면 따로 숙박하지 않고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바로 목적지로 이동하곤 한다.

새벽에 고현시외버스터미널 앞에 친구들과 서있던 박명호(25)씨는 "동대문구 청량리동에서 거제에 배낭여행을 왔다. 그런데 대중교통이 다닐 때까지 몇시간을 기다리면서 할 것이 없다. 터미널 주변에 딱히 둘러볼 곳도 없고 즐길 거리도 없다"며 "건물 밖에 앉아 있을 곳이 거의 없어 친구들끼리 서로 앉으려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화장실을 못 가니 불편하다"고 말했다.

거제시 "관리측면에서 야간개장 신중 검토"

이에 대해 거제시는 터미널 관리사업자와 논의해 개관시간 연장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거제시 관계자는 "고현 출발 매표가 자정 전에 끝나므로 관리 측면에서 문을 닫고 있다. 야간 개방은 우범지역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관리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거제 규모의 시에 있는 시외버스터미널은 대부분 야간개방을 하지 않고 있다. 터미널 관리사업자와 논의해 개선책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터미널 밖 의자에 누워있던 김후산(47)씨는 "통영이 고향이고 경기 부천시에 거주한다. 서울에서 야간 우등을 타고 내려와 지인 집에 가려고 하는데 새벽에 들어가기가 미안해 이렇게 기다리고 있다"며 "통영터미널도 야간에 문을 닫지만 통영은 수변공간이 잘 돼있어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거제는 터미널이 바닷가에 있어도 친수공간이 별로 없고 주변 상업지역은 한밤중에 돌아다니고 싶지 않은 분위기다. 터미널이라도 야간에 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외버스 예매 어플리케이션도 개선 필요

거제를 찾는 관광객 중에서는 거제지역 시외버스 터미널의 이름에 '거제'가 들어가있지 않아 버스표 예매에 어려움을 겪은 경우도 많았다. 거제시에 따르면 고현시외버스터미널의 정식이름은 '고현버스터미널'이다. 시외버스가 다니지만 시내버스도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시외'라는 글자를 넣지 않았다.

그런데 관광객이 시외버스 예매를 위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서 '거제'를 검색하면 거제지역 시외버스터미널이 나오지 않는다. 터미널 이름에 '거제'가 들어가 있지 않은 탓이다. 이러한 현상은 장승포시외버스정류장도 마찬가지로 벌어진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 왔다는 임준섭(52)씨는 "거제를 잘 모르는 외부인은 고현이나 장승포라는 명칭을 모른다. 거제에 가려고 시외버스 표를 예매하려면 '거제'로 검색하게 되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면 당황하게 된다"며 "심지어 거제가 시골이라서 통영까지만 시외버스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거제에 사는 사람들은 예전부터 고현터미널, 장승포터미널로 불러서 불편하다고 여기지 않아 개선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지역위원회 최현옥 사무차장은 "터미널 이름에 거제를 넣어서 거제고현버스터미널이나 거제장승포시외버스정류장으로 하는 방안이 있고, 너무 길면 거제서부·거제동부 이렇게 가는 방안도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을 행정에서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앞으로 고현과 장승포 터미널이 신축 이전할 계획이므로 명칭을 정할 때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며 "그 이전에 스마트폰 시외버스 예약 어플리케이션에 등록된 이름을 고쳐서 개선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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