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아 대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과장
조선아 대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과장

 

'잠복결핵'의 정의는 결핵균에 감염은 됐으나 임상적으로 결핵증상이 없고, 세균학적으로나 방사선 상의 결핵검사 등에 음성이며 타인에게 전파를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즉 몸 속에 들어온 결핵균이 인체 내의 방어면역반응에 의해 증식하지 않은 휴먼상태로, 몸에 결핵균이 존재하지만 활동 및 증식하지 않으므로 결핵균이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결핵을 전파시키지 않게 됩니다.

2016년 8월4일 개정된 '결핵예방법'의 시행으로 의료기관·산후조리원·어린이집·유치원·학교(초·중·고), 아동복지시설 등 집단시설 교직원·종사자에 대해 결핵 및 잠복결핵 감염 검진이 의무화 됐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직군에 대해 결핵 검진은 매년 1회, 잠복결핵감염 검진은 근무기간 중 1회 실시하게 됐고(결핵예방법 제11조 '결핵검진' 및 동법 시행규칙 제4조 '결핵검진 등의 주기 및 실시방법') 집단 결핵이 발생해 결핵 역학조사를 실시하는 경우에도 결핵환자의 접촉자들은 잠복결핵감염 검진을 받게 됐습니다(결핵예방법 제10조 및 제19조).

결핵균 노출에서 활동성 결핵으로 발병하기까지의 흐름을 살펴보면 전염성 결핵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의 30% 정도가 결핵균에 감염되고(잠복결핵감염), 일단 결핵균에 감염되면 2년 이내에 5%정도에서 결핵으로 발병하며 그 이후 평생에 걸쳐 5% 더 발병해 결핵균 감염 후 총 10% 정도에서 결핵이 발병합니다. 이러한 알고리즘에 따라 결핵 환자의 발생을 낮추는 방법으로 기존의 활동성 결핵환자를 조기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잠복결핵감염을 진단하고 예방치료해 결핵 발병을 사전에 차단하는 전략이 새롭게 제시됐습니다.

잠복결핵감염의 진단을 위한 검사로는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TST) 와 인터페론감마 분비검사(IGRA)가 있습니다. TST 검사는 결핵균 항원을 팔에 직접 주사해 주사부위의 반응 정도를 확인하는 검사로 과거부터 오랫동안 사용돼 축적된 임상자료가 많고 비용이 저렴하지만 결핵예방접종 (BCG 백신)이나 NTM 감염 등에 의한 위양성이 나타날 수 있고 결핵균 항원을 체내에 직접 주사하므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병원에 두 번 이상 내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반면 IGRA는 혈액을 채취해 체외에서 시행하는 검사로 검사 특이도가 높고(99%) 편리하지만 검사의 정확성을 위해 림프구의 생명력 유지가 중요하며 이를 위한 검체의 관리 및 취급에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TST 에 비해 검사비용이 비싸고 5세 미만의 소아에서는 아직 연구자료가 부족합니다.

잠복결핵감염치료는 활동성 결핵으로 발병할 가능성과 위험성, 약제 부작용 및 기저질환 등에 따른 치료효과와 위험성을 고려해 권고합니다.

최근 전염성 결핵환자와 접촉한 경우 면역 저하자나 최근 2년 내 감염이 확인된 경우, 흉부X선 검사상 과거 결핵 치료력 없이 자연치유된 결핵병변이 있는 경우 등이 '높은 수준의 치료 권고대상'에 해당됩니다. 모든 치료대상자들은 치료시작 전 진찰을 통해 병력을 확인하고 간기능 검사, 신기능 검사, 일반혈액검사 등 주요 검사수치를 확인해 치료해야 합니다.

잠복결핵 감염 치료는 1종류 또는 2종류의 결핵약제를 수개월 동안 복용하는 방법이며 대상자의 건강상태나 상황 등을 고려해 담당의사가 결정합니다. 치료완료 시는 결핵 발병을 60~90%까지 예방할 수 있으며, 정해진 기간 동안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도중에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잠복결핵감염의 완치는 몸속의 결핵균을 모두 죽이는 것으로, 치료를 종료한 뒤에도 균의 사멸여부를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연구에 의해 결핵 발생률을 의미있게 감소시키는 표준치료요법을 완료한 경우 치료의 종료로 볼 수 있습니다. 소수의 결핵균이 살아남거나 치료약제에 내성이 있을 경우, 그리고 치료 종료 후 새롭게 결핵균에 감염되는 경우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결핵 예방을 위해 과로·스트레스·영양결핍·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등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을 잘 관리해 신체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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