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시민리포터

▲ 민귀식 새장승포교회 목사

6월을 맞이하게 되면 잊혀지지 않고 생각나는 사람들이 몇 분 있습니다. 그중 한 명은 바로 꽃다운 나이 18세에 차가운 서대문형무소에서 생을 마감한 유관순 열사입니다.

유관순 열사는 1902년 12월16일 충남 천안군 동면 용두리에서 태어났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3.1운동으로부터 시작된 만세운동을 천안에서 주도하다가 체포돼 서대문형무소에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유관순 열사의 생을 뒤돌아보면 1916년 미국인 선교사의 추천으로 이화학당 초등부에 편입하게 되고, 1919년 이화학당 고등부에 진학을 하게 되는데, 1919년 3월1일 3.1 운동에 참여하고 3월5일 만세 시위에도 참여하게 됩니다.

그때 조선총독부의 휴교령으로 인해 자신의 고향 천안으로 내려와 후속 만세 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합니다. 그러다 일제에 체포돼 공주지방법원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항소했고, 경성복심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됐고 일제의 교도소 내 가혹행위로 인해 1920년 9월28일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유관순 열사는 독립만세를 외치며 시위를 하다가 일본경찰에 체포돼 모진 고문과 함께 가혹한 학대를 당하면서도 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재판장을 향해 이렇게 대항했다고 합니다.

"내가 왜 죄인입니까? 내 나라 내 땅에서 독립만세를 부른 것이 왜 죄가 된단 말입니까? 자기 나라를 찾고자 평화적으로 행진을 하며 만세운동을 펼치는 것이 왜 잘못된 모습입니까? 정작 죄가 있는 사람은 남의 나라를 점령한 당신들이 아닙니까?"

이같은 유관순 열사를 향해 재판장은 회유책을 쓰면서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만세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감형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유관순 열사는 그 같은 약속을 외면하면서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지금 이 나라 이 땅 그 어딘들 감옥이 아닌 곳이 있습니까? 안에 있어도 감옥이고 밖에 나가도 마찬가지요."

그러면서 '대한독립만세'를 힘차게 외쳤다고 합니다. 이 나라 이 민족의 완전한 독립과 해방을 위해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피 흘려주신 유관순 열사가 생각나는 6월입니다.

또 한 분은 유다인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날 '부림절'을 갖게 한 에스더입니다. 이 부림절은 유다인이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는 가운데 당시 총독이었던 하만에 의해서 모든 유다인들이 진멸(殄滅)을 당해야만 하는 위급한 상황 속에서 참된 믿음과 용기가 있는 왕후 에스더의 결단과 행동으로 인해 모든 민족을 구출하게 된 역사적인 날입니다.

당시 페르시야왕국이 통치하고 있었을 때, 아하수에로 왕의 왕후 와스디가 폐위되고 유다인 에스더가 왕후에 오르게 됩니다. 총리 하만에 의해 미움을 사게 된 모르드개가 유다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모르드개와 함께 모든 유다인을 진멸하려는 음모를 하만이 꾸미게 됩니다.

아달월 십삼일 유다인을 다 죽여도 좋다는 왕의 허락을 받아 인장을 찍어 전국에 공포하면서 유다인들에게는 죽음의 날이 정해지게 되는데 그 때 유다인 모르드개는 자신의 민족이 총리 하만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을 염려하면서 자기 수하의 사람 하닥을 왕후 에스더에게 보내 이 비극적 사실을 전하게 됩니다.

당시 페르시야 법에 의하면 왕의 부르심을 받지 않고는 그 누구도 왕 앞에 나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함부로 왕 앞에 나아가면 비참한 죽임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같은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던 왕후 에스더는 자신의 민족을 살리고자 애쓰는 모르드개의 뜻을 받아들입니다.

민족의 위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일동안 특별 금식기도를 한 이후 왕의 부르심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정한 규례를 어기고 "죽으면 죽으리라" 하는 마음으로 왕 앞에 나아가게 됩니다.

자신의 생명을 완전히 내려놓는 위대한 결단입니다. 이 위대한 결단이 왕의 마음을 얻게 되고 마지막에 가서는 위기 속에 처한 모든 유다인을 살려내는 놀라운 역사가 전개됩니다.

바로 이 부림절은 죄악과 어둠의 세력인 사단으로부터 자유를 얻은 날이요, 참된 구원을 체험하게 된 날입니다.

한 사람 왕후 에스더가 자기 자신의 자리와 기득권을  온전히 버리고 민족의 살길을 위해 희생하고자 했을 때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게 되고 민족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게 됩니다. 이 6월에 용기 있는 왕후 에스더가 생각납니다.

6월 호국보훈의 달, 이 나라 이 민족을 위해 검붉은 피를 뿌리며 이 땅에 자유와 평화를 지켜온 순국 선열들과 애국 지사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며, 달려갈 길을 온전히 달려가는 참 믿음의 삶이 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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