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차바'에도 시험 위해 등교…정전 등 악재 겹쳤지만 차분히 대비

수요일이었던 지난 5일, 거제옥포고등학교는 시험 두 번째 날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불어 닥친 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긴장되고 진지해야하는 학급 분위기는 불안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사실 경남도교육청은 도내 전 지역이 차바 영향권에 접어들자 이날 오전 6시께 고등학교 학교장에게 휴업 판단을 맡겼다.

전날 도내 유·초·중·고등학교 모두 학교장 재량에 따라 휴업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지만 태풍의 세력이 커지면서 방침을 바꾼 것이다. 이 때문에 오전 7시부터 지역 초·중등학교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오늘 5일은 임시 휴무입니다"라는 문자가 전달됐다.

거제옥포고등학교에서는 아무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학교를 가는지 안 가는지라도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원성이 자자했다.

학생들에게 이날은 시험을 치르는 중요한 하루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시험을 위해 학교로 향했다. 태풍 '차바'를 뚫고 학생들은 학교에 도착했다. 하지만 등교를 하지 못한 몇몇 학생들이 있었고, 정전 등과 같은 최악의 상황이 겹쳤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교장선생님이 직접 나서 "옥포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일찍 문자를 발송하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선생님은 그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안전하게 그리고 또 안전하게 우리 함께 태풍 '차바'를 이겨내자"고 안내방송을 여러번 했다.

창문이 깨질 정도로 불어오는 비바람에 학생들은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선생님들의 발빠른 대처로 안심할 수 있었다. 오전 12시가 되면서 바람이 잦아들자 학생들은 하교할 수 있었다.

학교 선생님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내일 시험을 대비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예쁘다"며 "최악의 상황에서도 불만 보다는 걱정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뿌듯하다. 태풍을 뚫고 등교의 의지를 보여준 학생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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