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추진사업이 허술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거제 미래 백년대계를 위해 1조3000억원의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는 사업이다 보니 우려섞인 시선이 많은 점도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LH공사가 아닌 특수목적법인(SPC)이 중심이 돼 추진되는 국가산단이다 보니 시행착오 역시 많을 것으로 예견된다. 앞으로 겪을 시행착오를 얼마만큼 최소화하고 매 순간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느냐에 따라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의 성공적인 추진이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거제시가 내놓고 있는 내용들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지난 16일 열린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는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에 대한 시의원들의 질타와 미흡한 행정의 답변으로 일관됐다.

산건위원들은 열악한 현실 속에서 원만한 사업추진이 가능한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참여 문제, 중앙 금융권의 SPC 불참 배경, 건설사로 단독 입찰했던 현대산업개발의 입찰 배경, 토취장 등 산단지역의 토지거래 규제방안, 주민반발 등의 문제점도 따졌다. 그러나 명쾌한 답변은 어디서도 나오지 않았다. "우려가 있지만 잘 될 것이라 보고 추진하고 있다", "어렵다고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희망을 갖고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는 것이 주된 답변이었다.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는 국가산단 추진사업에 확신과 설득력을 주기보다는 두루뭉술한 대답으로 상황을 모면하는 내용들로만 점철됐다.

건설투자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의 사업협약 체결 무산 이후 거제시는 지난 11일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성사업 SPC 설립을 위한 사업협약식을 가졌다. 이에 따라 3개월 이내 자본금 30억원 규모의 SPC를 설립해야 한다. 건설투자자가 선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사업추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행정의 의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보인 답변만 놓고 본다면 기대 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 분명하다. 밀어붙이기식 추진으로 1조3000억원의 공사가 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희망과 기대를 가질 수 있게 행정의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