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000여세대 들어서…오는 2017년까지 1만세대 이상 신규 입주 예정돼
매매가 하락세로 접어들고 매입자 없어…구형 아파트 중심 공동화 현상 우려

거제지역 아파트 신축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주택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새 아파트로 갈아타기 위한 기존 아파트 매물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지만 매기가 크게 감소했고 시세보다 싼 값에 내놓아도 매입자가 선뜻 나서지 않는 등 이상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분양아파트에 입주하려해도 기존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입주계획에 차질을 빚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불황의 무풍지대로 불리며 성장을 거듭하던 거제지역 부동산시장이 정점을 지나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등 아파트 과잉 공급에 따른 폐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원룸 등 다가구주택 역시 주택 공급과잉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반해 지역경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조선경기의 불황이 장기화되고 조선인력마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지역 주택시장 침체는 물론 아파트 매매가 역시 당분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조선해양경기 호황 등으로 성장을 거듭하던 거제시는 새로운 아파트가 분양되면 떴다방 등이 활개를 치며 공급물량이 일찌감치 동 나기 일쑤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선 불황과 맞물려 주택 공급과잉 현상이 겹치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거듭하던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세로 접어들고, 신축 열풍이 불었던 원룸·투룸도 도심과 외곽지역을 가리지 않고 빈 방이 늘어가고 있다. 손님을 가려서 받던 모텔 등 숙박업 역시 투숙객 유치에 나서는 곳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현재 거제시 주택보급률은 110%를 넘어섰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런데도 지역 아파트 건설사업은 여전히 호황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공급과잉으로 인한 대규모 미분양 사태나 부동산 가격 폭락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조선경기 침체로 근로자 수가 감소하면서 외곽지역에서부터 시작된 원룸·투룸의 빈 방 사태가 시내 중심지로 이동되고, 연쇄적으로 아파트 가격 폭락과 미분양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 거제지역 주택보급율이 110%를 육박하고 있지만 아파트 건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오는 2017년까지 1만세대 이상의 신규 입주가 예정돼 있어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주택보급률 110% 육박해도 신축 붐 이어져

지난 5년 동안 거제시에서 허가된 건축건수만 대략 5100여건이 넘었고, 대규모 아파트 신축 열풍도 쉽게 식지 않고 있다. 외국인 렌탈 등을 염두에 둔 1인 다주택자와 아파트 전매 등으로 분양 프리미엄을 노린 청약 열기도 아파트 신축 붐에 한 몫 하고 있다.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아파트 입주세대는 1206세대로 집계됐다. 올해는 이미 입주를 시작했거나 예정인 세대가 12개 단지 4606세대에 이른다. 2016년에는 798세대, 2017년에는 3682세대가 준공·입주예정이다.

원룸·투룸·펜션형 전원주택·조선업체 기숙사수 등을 합하면 올해부터 2017년까지 1만세대가 훌쩍 넘는 신규주택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사업승인을 받고 공사 중인 아파트는 거제면 서정리 아델하임(70세대), 옥포동 영진자이온 아파트(220세대), 양정동 거제아이파크 1차(995세대), 상동동 거제 더샵 블루시티(988세대), 상동동 벽산 e-솔렌스힐 4차(345세대), 장평동 거제장평유림노르웨이숲(346세대), 수월동 수월주택조합아파트(194세대), 덕포동 공동주택1·2단지(526세대), 옥포동 옥포주공 재건축아파트 1·2단지(1418세대), 아주동 kcc스위첸(494세대), 하청면 LH아파트(376세대), 사곡리 조합아파트(1030세대), 사등면 성포리 미래골든빌(96세대)가 있다.

또 옥포동 에덴하우스(48세대), 연초면 죽토리 주식회사도시그리기(29세대), 장평동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복지기숙사(1550세대), 장평동 거제장평 사원숙소(1520세대), 덕포동 주상복합(72세대), 일운면 지세포리 미성개발(72세대) 등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승인 후 아직까지 착공되지 않은 아파트도 많다. 옥포동 천마연립주택(51세대), 아주동 아파트(388세대), 아주동 협성 휴포레(605세대), 장승포동 더 베이사이드 테라스(180세대), 옥포동 옥포1블럭 공동주택(268세대), 양정문동지구 아이파크 2단지(1279세대), 아주동 오리온밸리 아파트(166세대), 상동동 공동주택(103세대), 문동동 거제 센트럴 푸르지오(1164세대), 사등면 덕호리 연립주택(152세대), 연초면 한내리 아이시티 아파트(1015세대) 등이다.

전체 거래량은 늘었지만 매매건수는 감소

옥포동 A씨는 "분양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몇 개월 전부터 기존 아파트를 팔려고 했지만 아직까지 못 팔아 이사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시세보다 1000만원 가량 싸게 내놓아도 문의만 있을 뿐 구매자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고현동 B씨는 "지난해 연말부터 아파트 공고판에 집을 판다는 내용의 공고물이 급격히 많아졌다"면서 "하지만 매매가 되지 않아서 인지 내걸린 공고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급증하면서 갈아타려는 기존 아파트 매물까지 쏟아지고 있다"며 "전체적인 거래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매물에 비해 매매건수는 많지 않아 전세로 돌리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몇 년간 아파트 분양시장이 호황을 누렸으나 실수요자가 아닌 분양 프리미엄을 노린 청약 거품을 빼면 실제 호황이라고는 볼 수 없는 실정"이라면서 "아파트 과잉공급으로 인해 뒤늦게 분양시장에 뛰어든 분양업체는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고 1인2주택자 이상은 크게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된다면 아파트 공급량이 많더라도 소화가 될 수 있겠지만 현재의 상황에서는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면서 "도심의 오래된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동화 현상 등의 폐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관계자는 "건설업체에서 분양이 100%됐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급과잉으로 지역 아파트 가격이 전체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2014년 말 현재 거제지역 공동주택수는 5만세대에 이른다. 세대당 평균 3명이 거주한다고 계산하면 15만명 이상이 공동주택에 살고 있다. 이는 26만 거제인구의 60%가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셈이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