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다가구주택의 공실률이 위험수준에 육박했다고 한다. 건물을 올리기만 하면 세입자가 몰려들던 2~3년 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주·옥포·고현·장평동 등지를 중심으로 우후죽순격으로 지어지던 원룸 등의 다가구주택이 조선산업의 계속되는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형국이다.

장평동의 경우 1년 전만해도 50만원 수준이었던 원룸의 월세가 현재는 4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월세는 낮아졌지만 원룸을 찾는 사람이 없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지난 2011년 1만6871호에 불과하던 다가구주택 거주인구는 2014년 2만2620호로 늘어났다. 거제지역 도심 대부분이 원룸주택으로 도배되고 있는 셈이다.

땅만 있으면 건축업자들이 달라 들고, 금융권을 통해 땅을 담보로 한 건축비 조달이 용이하면서 땅만 있으면 원룸 건축에 나섰던 것이 최근까지 거제지역 현실이었다. 

원룸의 공급과잉에 따른 각종 폐해가 도시문제로 직결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원룸의 공실률이 증가하면서 비어있는 집이 늘어나고, 소유주와 세입자들간 소액송사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다 협소한 주차장으로 야기되는 각종 주차시비와 불법 쓰레기 투기, 범죄 발생률 증가 역시 공급과잉에 따른 신종 도시갈등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거제시가 원룸 건축과 관련된 각종 규제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 같은 폐해는 좀처럼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차공간을 활용한 불법 증개축 문제도 여전히 만연한 실정이다. 도심슬럼화를 가속시킬 수 있는 원룸문제를 더 이상 소홀히 다뤄서는 안된다. 원룸 공급과잉으로 야기될 수 있는 각종 도시문제가 지역사회를 좀먹기 전에 거제시는 슬기로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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