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자/거제시의원

거제신문 지난호 기사중 고현시외버스터미널 화장실의 노후화 등으로 환경개선이 시급하다는 기사를 읽고 경험담을 토대로 화장실의 또 다른 의미를 되새겨본다.

몇 년전 큰딸이 사는 경기도 수원에 있는 광교산에 간 적이 있다. 울창한 숲과 잘 다듬어진 등산로 그리고 질서정연한 등산객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산 입구에 있는 화장실이다. 깔끔하고 세련된 실내 인테리어와 반짝반짝 잘 닦여진 세면대와 변기, 그리고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은 그곳이 마치 커피숍인듯 했다.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기존의 화장실만 보아온 나로서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 지역에서는 1997년부터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운동이 시작돼 지금까지도 조각가,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참여해서 화장실을 잘 가꾸어오고 있다고 한다.

시청에는 화장실 관리에만 전념하는 부서가 있고 ‘화장실 투어’라는 관광상품도 자리잡고 있어 가히 타 지역의 본보기가 될만했다.

그렇다면 우리고장 거제시의 화장실 문화는 어떠한가? 우리고장 거제를 한 번 방문한 관광객들은 조용하고 이국적인 분위기에 매료돼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들 한다. 그러나 우리시의 화장실 문화는 이러한 좋은 이미지와 명성을 전혀 못 따라가는 것 같다.

하루 1500명 이상이 이용하는 버스터미널의 화장실을 보면 우리거제 화장실의 현 주소가 어디인지 알수 있다. 냄새나고 지저분할뿐만 아니라 위치가 동떨어져 있어서 청소년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우리 거제를 찾는 타지인들에게 이런 화장실을 보여 준다는 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우리 시민들의 의식과 수준에 걸맞게 화장실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그것이 개성이 담긴 거제시만의 ‘아름답고 깨끗한 화장실’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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