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학부모·야권 정치인 등 300여명 지난 10일 거제시청 앞서 집회
홍준표 도지사 사과요구…시의원들과 간담회 위해 시의회 이동중 마찰

▲ 무상급식 중단 철회를 요구하는 지역 학부모 300여명이 지난 10일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경상남도의 무상급식 중단에 반발하는 거제지역 학부모들이 지난 10일 거제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무상급식 철회와 홍준표 도지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6일에 이어 두 번째로 집회를 연 무상급식지키기 거제학부모 모임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경남이 무상급식을 중단하면서 민심이 들끓고 학부모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무상급식 철회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무상급식도 의무교육이다' '우리아이들의 밥그릇을 지켜주세요' '아이들 밥그릇으로 장난하나'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 수백개를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이날 시청 앞 집회에는 지역 학부모와 대우노조,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 거제지역 야권 정치인 등 300여명이 참여해 무상급식 중단을 성토했다. 특히 거제시를 비롯한 경남지역 지자체가 시도하는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조례 제정 철회를 주장했다.

이들은 또 '공로패 수여 퍼포먼스'를 벌이며 "홍준표 도지사는 국내 지자체 중 유일하게 무상급식을 중단하고 부모 가난을 증명하는 조례를 제정하려는 등 독불장군처럼 행동해 현실 정치의 중요성을 각인시켜 준 공로가 크다"고 비난했다.

한 학부모는 "서민자녀교육 지원사업이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신청자 수가 적어 그 바쁜 공무원들이 시간을 쪼개가면서까지 신청자를 받고 있다"고 질책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아이들이 '엄마, 투표 제대로 해야겠다'는 말을 했다"면서 "다음 선거 때 확실히 시민들의 무서움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우노조 김종태 교섭위원은 "학교에서마저 아이들이 먹는 것으로 차별을 당해야 하느냐"며 "오늘 아이들의 무상급식을 위해 엄마들이 나섰지만 이마저도 안 된다면 조선소에서 일하고 있는 아빠들이 일손을 놓고라도 직접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회가 끝나고 일부 학부모들이 일부 시의원들과의 간담회를 위해 시의회 안으로 이동하는 도중 경찰과의 마찰이 생겼다. 인원이 너무 많다는 경찰의 제지에 한기수 시의원 등이 맞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의회 반대식 의장과 이희석 경찰서장의 중재로 마찰은 일단락 됐다.

학부모들과 간담회 장소에서 도착한 한 의원은 "이 문제의 가장 좋은 해결방법은 주민소환제를 실시해 주민투표까지 가는 것"이라며 "목표하는 성과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투쟁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부모 대표 8명은 반대식 의장과 박명옥 부의장, 이형철 총무사회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학부모 대표 측은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안 거부에 시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한다"며 "도비로 안된다면 거제시와 교육청 예산만으로도 무상급식을 실시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반 의장은 "예산편성권과 집행권은 거제시에 있고 시의회는 의결권과 감사권만 있기 때문에 시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형철 총사위원장은 "도비를 제외하고 시비와 교육청 예산으로도 무상급식을 할 수 있는지 논의해 볼 것"이라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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