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자원순환시설 폐열 이용해 친환경 토마토 재배 시작
1800평 온실 지난해 10월 완공…올해 생산량 100톤 예상

연초면 한내리에 위치한 거제시자원순환시설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다. 자원순환시설 입구에 들어서면 매립장 뒤로 보이는 넓은 은빛 건물이 그것이다.

'웰빙온실'이라 이름 붙은 곳이다. 웰빙온실로 향하는 길을 걷다보면 소각장과 연결된 긴 파이프를 발견할 수 있다. 뜨거운 증기가 이동하는 길이다.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농작물 생산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쓰레기를 태우면서 생긴 열은 웰빙온실의 보일러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시설에서 소비되는 전력도 증기 터빈을 돌려 자체 생산하고 있다.

웰빙온실로 들어가자 주렁주렁 열린 토마토의 향과 함께 따뜻한 기운이 확 느껴진다. 웰빙온실은 2014년 10월에 완공 돼 그해 11월 토마토 종자의 첫 파종이 이뤄졌다. 원래 토마토 파종시기는 여름철인 7월이다. 그러나 웰빙온실은 4달 늦은 시점에 파종해도 수확기를 맞췄다. 토마토 재배는 지금부터 수확을 시작해 6월말까지 이뤄진다.

현재 재배되고 있는 토마토는 유럽종(당도 4브릭스)으로 동양종(당도 5브릭스)보다 당도는 낮지만 저장성이 뛰어나고 샐러드나 요리용으로 적합하다. 또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웰빙온실을 다 둘러보기 위해선 시간이 꽤 필요하다. 토마토 재배면적은 관리실과 기계실350㎡(106평)를 제외한 비닐하우스 18개동 5945㎡(1800평) 규모로 일주일 생산량은 4톤에 육박한다.

이양일 관리소장(62)은 "출하 가격은 5㎏ 1박스에 1만4000원에서 1만7000원 사이고 올해 수익은 2억 정도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시험재배에도 불구하고 면적당 토마토 생산율이 평균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며 "미활용 부지를 이용하면 3000여평 규모로 확장할 수 있어 앞으로 1년에 4억원의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산되는 토마토는 서울 가락시장과 대우·삼성의 사내 급식소에 납품된다"고 덧붙였다.

기계실에는 온도조절기를 중심으로 여러 종류의 관들이 퍼즐처럼 연결돼 있다. 65도의 증기는 기계실로 들어와 온도조절기를 통해 온실 내부를 18도에서 20도 사이로 유지시킨다.

온도 유지 방법은 증기로 데운 물을 바닥의 관을 통해 흘려보내면서 실내를 데우는 방식이다. 이 관리소장은 "증기의 온도가 충분하기 때문에 고온성 작물인 망고나 파프리카도 충분히 재배가능 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토마토 재배는 시험 단계로 시설 측은 재배과정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문제점을 종합하고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관리소장은 "공급되는 물에 염분이 다량 포함돼 토마토가 아닌 다른 작물을 재배 했다면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었다"면서 "염분 문제는 새로운 지하수 개발로 거의 해결됐고 토마토 재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온실 내부 기둥으로 인한 수확작업 불편만 개선한다면 작업 효율이 향상돼 수확량이 늘고 재배종의 다양화도 꾀할 수 있다"며 "지금은 수확기라 5명이 일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평균 3.5명이 일한다. 경영분석을 통해 재배면적 확대와 그에 맞는 인력배치가 된다면 거제시의 새로운 경제수익사업모델이 될 것"이라고 향후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자원순환시설 관계자는 "우리 시설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면서 먹거리도 생산하는 자원 재활용의 좋은 예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양액재배로 연중 생산 가능…토양재배 보다 생산량 4~5배

거제시에서 소각장 폐열이 친환경 토마토 재배에 활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자원순환시설의 효과적 활용을 위해, 쓰레기 소각장 폐열을 이용한 식용작물 재배온실인 거제시 웰빙온실을 신축해 운영하고 있다.

웰빙온실의 토마토는 양액재배로 길러지고 있다. 양액재배는 수경재배의 일종으로 양분 없는 펄라이트·코코비트 등의 인공토양에 작물을 심어 양분을 물로 희석한 다음 작물에 공급하는 재배를 말한다. 양액재배는 작물이 원하는 가장 최적의 상태로 양분을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고, 부족한 양분만 조절해서 공급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거제시 농업기술센터 김진희 주무관은 "양액재배는 연중재배가 가능하며 연작하는데 장애가 없다"면서 "무엇보다 인건비 절감으로 농업경영비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제시 농업기술센터 윤민수 계장은 "인공토양을 사용하기 때문에 토양의 병해충으로부터 작물을 보호할 수 있다"면서 "토양재배의 생산량 보다 4~5배 가량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윤 계장은 "하지만 초기 설치비가 3.3㎡당 10만원으로 높다"면서 "특히 소각장 폐열을 이용한 시설이기 때문에 소각장과 인접한 곳에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월에 수확을 시작한 웰빙온실의 토마토는 올해 80~100톤의 수확량을 예상하고 있다. 김진희 주무관은 "지역의 토마토 생산농가에 타격을 주지 않기 위해 지역 내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에너지 이용 효율화 시범 홍보를 위해 삼성과 대우에 후식용으로 공급된 바 있다.

현재까지는 시범 운행시기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특히 토마토뿐만 아니라 파프리카 등 재배가 가능한 작물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웰빙온실의 경우 현재는 자원순환과에서 온실과 열 배출을 담당하고, 농업지원과에서 작물 재배 관련사항을 맡고 있다. 앞으로는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에서 자원순환시설을 담당하게 돼 있어 운영방침이 변경될 예정이다.

웰빙온실 관람은 제한된 인원에게만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단체예약이나 현장체험으로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김진희 주무관은 "병해충이 없는 공간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면 재배작물과 토양 등이 오염될 수 있어 소수의 인원에게만 관람을 허락할 수밖에 없다"면서 "관람을 원하는 시민은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