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배우는거제역사]구비문학10

지금의 상문동은 본래 신현읍이었을 때 상동리와 문동리였는데 둘을 합쳐 동(洞)이 됐습니다. 상동마을은 대동 피렌체아파트가 있는 그 부근입니다.

옛날 상동마을에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아우는 부모와 형을 생각하는 착한 동생이었지만 형은 동생과 다르게 욕심이 배 밖으로 나올만큼 자기밖에 몰랐습니다.

어느 날 동생이 계룡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습니다. 지게를 받쳐 놓고 나무를 하던 중에 맛있고 고소한 개암이 주렁주렁 열려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건 따서 아버지 드리고, 이건 따서 어머니 드리고 이건 따서 형님 드리고 이건 따서 형수님 드리고……."

동생은 이렇게 노래하며 개암을 따다보니 해가 금방 저물어 버렸습니다. 그날따라 밤은 유난히 캄캄했습니다. 자주 나무를 하러왔기 때문에 훤히 아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쩐 일인지 길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습니다. 산속을 헤매던 동생은 도저히 길을 찾을 수 없어 허물어진 집으로 들어가 날이 새기를 기다렸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동생은 무서워서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동생은 이리저리 살피다가 천장에 사람 하나 누울 만한 공간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거기 들어가 잠시라도 눈을 붙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음! 어디서 사람 냄새가 나는 것 같지 않아?"
"아니, 사람 냄새라니요? 이렇게 깊은 산중에 어떻게 사람이 찾아온단 말이요. 어서 밥이나 먹읍시다. 밥 나와라 뚝딱! 반찬 나와라 뚝딱!"

아니! 이게 웬일입니까? 위에서 가만히 내려다보니 그 오두막집 방에 호랑이들이 둘러앉아 있고, 대장인 듯한 호랑이가 방망이를 두드리자 난데없이 방안에 밥상이 차려지고, 반찬도 방망이를 두들기며 부를 때마다 상에 얹히는 것입니다. 잠깐 사이 상에는 진수성찬이 차려졌습니다.

동생은 평생에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진기한 음식들을 보자 먹고 싶어 침이 절로 나왔습니다. 산을 헤매느라 저녁도 아직 먹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침 바지 안에 넣어둔 개암이 생각났습니다. 동생은 개암을 꺼내 입으로 깨물었습니다.

"딱!"

잘 익어 야물어진 개암이 깨지면서 큰소리를 냈습니다. 조용하던 방안에 개암 깨지는 소리가 마치 총소리처럼 울렸습니다.

"이크! 이게 무슨 소리냐?"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나자 호랑이들은 방망이를 내던지고 도망을 쳤습니다. 동생은 얼른 천장에서 내려와 방망이를 가지고 집으로 내려왔습니다. 동생은 그 방망이로 기와집도 만들고 좋은 옷도 만들고 논도 사고 밭도 사서 부자가 되었습니다.

"저 녀석이 어떻게 저런 부자가 되었을까?"

형은 동생이 부자가 된 것이 샘이 나서 동생을 찾아가 부자가 된 까닭을 물었습니다. 동생의 이야기를 다 들은 형은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동생처럼 개암을 따면서 해가 떨어지기를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해가 서산을 넘어가고 사방이 어두워졌습니다. 형은 동생이 가르쳐 준 대로 오두막집의 천장에 숨어서 호랑이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응, 드디어 호랑이 녀석들이 나타났구나. 어서 개암을 깨물어 저 호랑이들이 도망을 가게 해야지. 그러면 저 벼락방망이는 내것이 된단 말이야."

형님은 있는 힘을 다하여 개암을 우두둑 깨물었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응, 네 녀석이었구나. 우리를 속이고 벼락방망이를 훔쳐간 녀석이"

호랑이들이 우르르 천장으로 올라와 형을 끌어내려 잡아먹고 말았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 상동마을엔 형제끼리 다투는 사람이 없었고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마을이 되었다고 합니다.  

정리: 윤일광 논설위원(자료: 거제교육지원청 '거제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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