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및 다문화가정 여름캠프’를 다녀와서

 
지난 8월1일부터 3일까지 거제옥포고 학생 8명은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에서 주관한 ‘외국인 노동자 및 다문화가정 여름 캠프’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의 여름캠프는 올해로 10회째. 이번 캠프의 주제는 ‘소통과 화합으로 연결되는 우리는 하나’였다.

 

학교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문을 보고, 입시 준비로 바쁜 시기지만 더 넓은 차원의 경험을 하고 싶어 선뜻 지원하게 된 30여명의 학생 중 자기소개서와 담임 선생님의 강력한 추천으로 8명의 학생이 선정됐다.

 

 
인솔교사로부터 자원봉사자의 임무와 행동에 대해 사전교육을 받고, 8월1일 이른 아침 그들을 만나기 위해 창원으로 이동했다. 외국인노동자상담소는 창원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는데, 3층 건물의 제일 위층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는 사무실과 남녀 합숙소가 있는데, 좁은 공간에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용하고 있어 불편함이 많아 보였다.

 

복도에는 캠프에 참여할 많은 노동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고, 강의실에는 우리가 함께 생활할 다른 자원봉사들이 모여 있었다. 이번 캠프에 참여하는 구성원은 이주노동자 15개국 2백80여명, 다문화가정 5가구, 실무진과 자원봉사자 50여명 등이었다.

 

참여자들은 나라별로 크게 7조로 구성됐다. 중국, 인도네시아․방글라데시, 파키스탄, CIS(구 소련), 네팔․인도, 베트남․캄보디아․기타, 스리랑카․몽골․다문화가정 등이고 그 외에 프로그램 운영팀이 있었다.

 

경주산내유스호스텔에서의 입소식을 시작으로 진행된 이번 여름캠프는 첫째날인 8월1일 경주 천마총과 첨성대, 그리고 안압지를 견학하고 저녁엔 인권교육과 외국인노동자 실태조사를 했다.

2일 오전에는 이주노동자의 작은 올림픽을 열어 축구․피구․수영 경기를 했고, 오후에는 해수욕장에서의 물놀이, 저녁에는 다문화체험을 위한 공연 및 하나됨을 위한 캠프파이어가 열렸다.

 

셋째날인 3일에는 석굴암․불국사․경주박물관 관람이 있었다. 특히 불국사에서는 외국인노동자들에게 강연 및 공양을 위한 점심을 제공, 우리나라 사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도 했다.

 

우리들은 처음에 외국인이라는 단어에서부터 어색함이 있었지만 여러 행사를 통해 피부색은 다르지만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서로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공통의 관심사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몸을 부딪치며 실시한 운동과 놀이를 통해 더욱 진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과 우리의 공통점은 대한민국에서 이루고자하는 꿈이 있다는 것이었다.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너와 내가 아닌 우리라는 울타리 속에서 외국인이라는 마음의 벽을 허물 수 있었다.

 

힘든 일을 하다가 짧은 휴가를 내 캠프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친구와 자국민을 만나서 좋았고, 자원봉사자로 참석한 우리들은 그들의 문화와 언어를 배우고, 그들을 위해 고달픈 시간이지만 봉사활동을 했기에 좋았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숙소 청소 및 행사 준비를 했고, 밤 11시에는 봉사자의 반성 및 내일의 일정 안내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저녁에는 2시간의 불침번 시간이 있어 숙소를 지키고 노동자를 돕는 역할을 했다. 몸은 고달프고 힘들었지만 노동자들의 밝은 웃음에서 즐겁고 보람찬 캠프가 됐다.

 

그 중에서도 그들과 어울려 춤추고 노래한 공연과 캠프파이어 시간이 제일 좋았다. 전통악기로 민요를 연주하고, 율동으로 그들의 문화를 노래하고, 온몸으로 한 ‘불 쇼’를 보면서 우리는 하나가 돼 갔다. 행사의 마지막에 공연된 우리 농악대의 반주에 맞춰 모든 노동자들이 일어나 함께 춤을 춘 한마당은 정말 우리가 하나임을 보여주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었다.

 

캠프의 즐거움도 좋았지만 그들의 인권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기에 더 의미 있는 시간들 이었다. 캠프에 참여한 15개 나라 사람들이 나라별로 모여 한국에서의 노동 실태를 말하고 그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했다.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2시간이었고, 평균 월급은 1백-1백50만원 정도였다. 그들 중 대부분은 노동 시간을 연장해 일했고, 휴일에도 쉬지 않고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았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은 약 72만 명이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체류자와 불법 체류자를 포함하면 실제 국내 거주 외국인은 1백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공간의 개념이 없어지는 세계화 시대에 이들의 인권문제를 그냥 쉽게 지나칠 수 없게 된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외국인들과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차별을 하는 경향이 많다. 그들을 위한 법적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지만 서로가 다르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우선적인 일이라고 생각됐다.

 

학교에서는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사회에서는 외국인 실태를 분석해 그들을 위한 제도와 공간을 마련하고, 국가에서는 법적인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거제도에는 조선소의 임원이나 노동자로서나 다문화가정을 이룬 외국인은 2천여명이 있다고 한다. 그들이 정확하게 얼마나 살고 있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제대로 파악되고 있지 않으며, 시 차원에서 설과 추석에 교회와 사찰에서 음식 제공과 우리 문화알기 행사를 하는 것이 전부인 실정이다.

앞으로 그들을 위한 행사나 지원제도가 마련돼야 하고, 청소년들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데 거제시가 나서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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