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배우는 거제역사]거제의 구비문학2

둔덕면 상둔리 옥동마을 앞산에 있는 장등산 정상 부근에 둘레가 50m나 되는 우뚝 솟은 큰 바위가 있습니다. 이 바위는 어떤 연유에서인지 두 조각으로 갈라져 있는데, 거제 사람들은 이 바위를 벼락 맞은 바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옛날 신라시대 때의 일입니다. 사람들은 명주옷을 좋아했기 때문에 산에서 따온 뽕잎으로 누에를 길러 옷감을 만들었습니다. 옥동마을의 공씨 할머니도 수년 동안이나 누에를 기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해 가뭄과 흉년이 들어 가까운 곳의 뽕나무는 다 말라버렸고, 뽕잎을 따려면 먼 곳까지 나가야 했습니다. 그렇잖아도 누에 기르는 일에 싫증이 났고 뽕잎조차 먼 산으로 따려가야 했기 때문에 이참에 누에 기르는 일을 그만 두려고 생각했습니다.

"석 잠이나 잔 누에라서 아깝기는 하지만 이제 누에는 귀찮아, 산에다 버려야지."

할머니는 석 잠이나 잔 중간 크기의 누에를 장등산 높은 바위위에 버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내려와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할머니가 버리고 간 누에들은 죽지 않고 넉 잠을 자고 고치를 만들었습니다.

한편 누에를 버리고 온 할머니는 생명이 있는 누에를 버리고 온 게 그래도 마음에 걸려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다가 어느 날 장등산을 바라보았습니다.

"아니, 저게 뭐야? 장등산이 하얗게 변했잖아? 무슨 일일까?"

할머니는 한달음에 장등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장등산 큰 바위 위에는 온통 하얀 고치로 덮여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할머니는 자기가 누에를 기르기 싫어 생명 있는 것을 버렸다는 양심도 잊은 채 치마를 벗어 고치를 따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마른하늘에 난데없는 뇌성이 울고 하늘에서 벼락이 치기 시작했습니다. 벼락은 큰 바위의 복판을 갈라놓았고, 고치를 따던 할머니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에를 끝까지 기르지 않고 버렸다가 욕심이 생겨 고치를 딴 할머니가 벼락을 맞았구먼"
"그러기에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 법이지…."

그때부터 마을 사람들은 고치와 함께 두 조각으로 나누어진 큰 바위를 벼락바위라고 불렀습니다. 이 이야기는 둔덕면 상둔리 벼락바위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로 우리들에게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을 사랑하라는 교훈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지금도 둔덕면에서 바라보이는 장등산에는 갈라진 두 조각의 바위가 있습니다.                        정리: 윤일광 논설위원(자료: 거제교육지원청 '거제의 꿈')

거제의 구비문학(口碑文學)
 
글로서 문학을 기록한 것을 기록문학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것은 구비문학이라 한다. 구비문학 속에는 신화(神話), 전설(傳說), 민담(民譚), 민요(民謠)뿐만 아니라 무당의 굿소리, 판소리, 민속극, 속담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거제의 구비문학은 그 수가 많아 1980년 9월 한국정신문화원에서 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 전집 가운데 8-1권과 8-2권은 거제군편으로 묶었다. 여기에 대표적인 8편은 시편에 수록하고 그밖에 수집된 설화들은 읍면별로 분류해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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