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경남본부, 배관·전기장치·계장설비 등 주요 기자재 국산화율 20~30% 수준
주요 경쟁국보다 설계 관련 기술 수준 떨어져 기술·개발인력 확충에 초점

국내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 수주는 많은 반면 실속이 없다는 진단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설계·기자재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전문 기술인력을 육성하는 등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처방이다.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최근 국내 조선해양산업 현황을 점검한 결과 지난 201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세계 해양플랜트 수주액은 우리나라가 187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세계 수주액의 60%를 차지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 기간 41건의 국내 수주 가운데 경남지역 조선사들의 수주는 89%인 36건으로 가장 많았다.

경남은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STX 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소가 몰려 있는 국내 조선해양산업의 메카다.

이처럼 국내 조선사들의 해양플랜트 수주는 많지만 주요 경쟁국 보다 설계 등 관련 기술 수준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지난해 분석한 국가별 해양플랜트 기술 수준을 보면 미국의 수준을 100으로 정의했을 때 유럽연합(EU)은 99.5, 일본 83.5인 반면 우리나라는 79.8에 그쳤다.

특히 중국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기술 수준이 2011년 66에서 지난해 69로 상승하는 등 우리나라 기술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내 배관재·전기장치·계장설비·안전장치 등 주요 기자재 국산화율도 20~30%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일반 조선 부문의 기자재 국산화율인 80~90%보다 크게 낮다.

한은 경남본부는 수익성이 높은 설계·설치·시공관리·해체·운영·유지보수 등 서비스 사업을 육성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조선해양플랜트 연구소 분원 등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기술개발 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업계에서는 국산화율을 높여야 하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상 유전 개발이나 국산 플랜트 운영 경험 부족으로 국산 기자재 사용 경험이 거의 없어 해외 발주자들이 외국제품 사용을 주문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남본부 신세용 과장은 "업계에서는 해양플랜트와 관련 여전히 수업료를 낸다고 할 만큼 어려움을 겪지만 중간 기자재 생산과 시험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부가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은 조선해양플랜트 생산에 이용하는 중간재 국산화율이 주요 산업과 같은 수준(84.9%)으로 상승하면 경남의 지역 총생산(GRDP) 성장률은 약 2.1% 포인트 상승하고, 2만4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는 늘어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