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이 있은 지 300년이 지난 뒤에 일본은 또다시 우리나라를 침략하기 시작했습니다. 1894년 청나라와 일본과의 청일전쟁에서 일본이 이겼습니다. 우리나라 땅에서 청나라의 세력을 몰아낸 일본은 다음으로 러시아의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전쟁준비를 하게 됩니다.

일본이 대륙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러시아가 눈에 가시였고, 러시아도 동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려고 하니 일본이 큰 장애였습니다. 거기에 세계 열강들까지 누가 한반도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패권을 쥘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땅은 외국 군대들의 전쟁터로 변했습니다.

진해만에 일본군의 작전본부를 설치하고 거제도 장목면 송진포에 일본군 해군 군사기지를 설치했습니다. 그때 송진포 마을 주민들을 산 너머로 이주 시켰는데 없던 마을이 새로 생겼다하여 '신촌'이라했습니다. 관포와 간곡 사이에 있는 마을입니다.

1904년 2월 8일, 드디어 러시아와 일본의 전쟁은 시작되었습니다. 러시아 함대가 일본군을 무찌르기 위해 출전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유럽 항구에 있던 러시아 함대가 일본까지 도착하려면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와야 했습니다. 아무리 빨리 온다 해도 7개월은 걸려야했기 때문에 그 먼 길을 오다보니 러시아 군대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일본 함대는 기습을 노리려고 포구가 마치 표주박처럼 생겨 안을 잘 볼 수 없는 장목면 송진포에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본 함대는 러시아 함대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면서 매일 밤낮으로 함포사격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1년 동안 쓸 탄약을 3개월 동안 몽땅 쏟아 부을 정도였습니다. 그때 해군 함포사격장으로 사용된 곳이 사등면 바다에 있는 취도라는 섬이었습니다. 포탄을 얼마나 쏘았는지 섬의 본래 모습을 잃고 그 형태가 10분의 1로 줄어들 정도였습니다.

1905년 5월 27일, 러시아 함대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함대는 숨어 있다가 때를 노려 기습하자 러시아 함대는 우왕좌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싸움에서 러시아는 참패를 당하고 전세는 일본군 쪽으로 기울였습니다. 일본군은 러일전쟁의 승리를 영원히 기념하기 위해 사격 연습을 했던 취도에 높이 4m, 둘레 2m 크기의 탑 위에 녹슨 포탄을 하늘을 향해 꽂은 승전기념탑을 세웠습니다. 싸우려면 자기들 땅에서 싸울 일이지 남의 땅에 와서 싸워 놓고는 이겼다고 버젓이 기념비까지 세우다니 참으로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요.

러일전쟁이 끝나자 일본은 우리나라를 우습게보기 시작합니다. 아무런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일본 어민들이 장승포에 들어와 마을을 형성했습니다. 이를 이리사촌(입좌촌)이라 부릅니다. 이들은 거제도의 모든 어업권을 강제로 거머쥐고 착취했습니다. 그렇게 되자 장승포를 비롯한 거제 군민들의 생활은 어려움을 겪기 시작합니다. 거제 사람들에게서 어업권을 빼앗아 간다는 것은 모든 경제권을 빼앗아 간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정리: 윤일광 논설위원(자료: 거제교육지원청 '거제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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