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부산 영도 태종대 앞바다에서 발생한 유류공급선과 화물선의 추돌에 의한 기름유출사고는 해상오염방제의 또 다른 난제를 안겨주는 사례를 보여 준다.

지금까지 우리가 피해를 당했거나 우려해 온 해난기름유출사고들이 사고해역 부근의 해안오염을 유발하는 것으로만 인식되어 온 것에 비해 이번 경우는 조류에 의한 광범위한 방제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피해방지의 새로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불과 사흘 후인 지난달 18일 해양경찰은 방제대책본부를 종료한다고 발표를 했고 그 발표를 무색하게 거제 서이말 등대 남방 7Km 해상에서 조류를 따라 밀려온 기름띠가 나타 난 것이다.

마침 조업중이던 거제 선적 어선들이 피항하는 등 소란이 일어났지만 부산시와 해경의 앞마당 쓸기와 방제대책본부의 종료는 무책임한 처사였다.

조업에 나서 어획된 생선들이 기름에 범벅되어 폐기되는 상황에서 연이은 북동풍의 영향이 줄어들지 않는 한 기름띠의 확장이 가져 올 피해가 어디까지 일지 심히 염려되는 상황이다.

뒤늦게 해경이 기름띠 발견 지역을 조사하고 그 여파를 추적하여 이 기름띠가 부산에서 발생한 사고의 잔여물로 확인했지만 뒤늦은 방제활동으로 비롯된 청정지역의 해상오염이 우리 어민들과 조업에 심각한 피해를 가져 온 점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들의 후속 대책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한편으로 지금까지 단순히 제한적인 해안 오염정도로 인식해온 기름오염에 대한 방제행정이 조류의 여파나 해상 여건에 따라 얼마든지 광범위한 피해를 가져 올 수도 있다는 점을 예시한 것으로 새로운 분석과 대책이 뒤따라야 할 일이다.

비록 방제구역에 대한 일시적인 방심이나 '앞 마당 쓸기 식'의 안일한 태도가 낳은 여파라고 지나칠 수도 있겠으나 이 기름띠가 우리 거제 지역의 서이말 해상으로부터 남여도, 욕지도, 비진도에 이르는 소중한 청정 어장으로 확산되었고, 일부 피해 조업선들이 드러난 마당에 신속한 피해보상과 대비책이 절실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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