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표시제 도입 통한 거제대구 브랜드화 절실

고현의 재래시장을 빠져 오가면서 비좁은 노점에 선 보이던 대구가 사라져버린 것을 제대로 기억하거나 걱정하는 사람조차 없다.

한때는 남해안 관문의 솟구치는 힘으로 긍지를 갖게 했던 대구어장의 마력이 왜 사라져버렸으며 전국적 관심을 모았던 대구축제는 무엇 때문에 무산되고 말았는지 이젠 의아심조차 사그러지고 있다.

겨울바다의 귀족으로, 지리적 표시 어종의 대표적 산물로 긍지를 가졌던 거제 대구가 어시장에서 사라지고 지역특화산업의 입지를 위협 받게 된 배경과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여기에 관련된 배경과 원인에는 차마 열거하기 어려운 해당 어민단체들의 졸렬한 갈등과 대립에서 시작되었다는 게 중론이다. 불화가 점화된 까닭도 있겠지만 거제대구영어조합을 결성하기 위한 견해차와 내분의 확장을 조율하고 막지 못한 관련 행정 기관과 단체의 무능과 무관심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지난해 11월  거제 수협 회의실에서 열린 민관 해당 단체간의 간담회가 호망협회 회원들을 제외한 여타 어업 단체들의 외면으로 유명무실한 행사가 되고 말았고, 관련 어민들과 단체 간의 반목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수산업계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런 반목과 대립의 단초는 주로 대구포획금지기간 동안 호망업계와 연안자망 등  조업 방식의 불법 포획 행위로부터 비롯되었고, 분쟁에 얽힌 이해와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한정된 수역에서 호망과 자망·통발·주낙 등이 조업구역에 대한 분쟁으로 비화되어 이제는 대화의 창구마저 사라졌다고 탄식하는 형편이다.

이렇듯 수년간 계속되는 어민들 간의 갈등이 거제대구수산물 축제 취소라는 부끄러운 결과를 낳았고 이 여파가 부산신항만 건설사업으로 고기잡이가 금지되었던 신항만 인근지역에 '한정어업면허'가 허가가 추가되면서 거제대구는 그 명성이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는 이쯤에서 자중지란으로 소중한 수산자원을 잃고 말 이런 행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안된다는 시민적 우려와 경고를 다시 촉구하고자 한다.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이런 황당하고도 막무가내식 대립과 분쟁에서 과연 지역의 행정 부서나 단체가 어떤 조정 능력을 발휘했고, 지역지도자들의 타협과 조정 역할이 어떠 했는지 묻고 싶다.

비록 조업구역이나 조업방식에 대한 불편부당함이 있고 그 형평성에 대한 이견이 갈등의 골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향토의 바다자원이 개인의 소유물이 아닌 이상 공동체의 참여방식이 빚어낸 다소간의 대립에 출구가 없다는 비관적이고 불행한 결과를 두고 어찌 부끄러워 함께 하늘을 보자고 할 일인가.

지금이라도 해당 행정 부서를 비롯한 관련 단체와 지도자들은 팔을 걷어 부치고 함께 나서 이 부끄러운 분쟁을 종식시켜야 한다.

우리가 이렇게 자중지란에 빠져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을 때 부산 강서구청에서는 '가덕대구 브랜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어획량 확보를 위해 어업구역까지도 늘이고 있는 실정이다. 만일 이들이 우리보다 먼저 지리적표시제 등록을 하게 되면 거제대구라는 명성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거제대구'를 지리적표시단체표장으로 등록하게 되면 보성녹차나 횡성한우처럼 장목면 인근바다에서 잡히는 거제대구는 전국적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이런 중요한 일을 '거제대구축제'가 열린지 근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도 지금까지 지리적표시단체표장 등록조차 하지 못한 것은 행정의 무능함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거제대구의 브랜드가 사라지고 지리적표시제에서 탈락해버린 황폐한 겨울바다를 바라보게 된다면 눈 앞의 소아적 이견에 눈 멀었던 자신들을 향해 날아올 자책은 고사하고 지역수산업계의 불행을 자초한 원성과 상실감을 어찌 설명할 것인지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저 서로의 주장과 이견을 듣고 아집을 확인하는 조정이 아니라 가슴을 맞대고 지역수산의 명운이 걸린 존폐의 가름을 주도한다는 심경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련자들이 발벗고 나설 것을 간곡히 호소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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