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골프장과 지역주민들이 상수도 사용료 대납문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전부터 마을에서 사용하던 간이상수도를 사용할 수 없게 된 주민들은 원인제공자인 골프장이 계속 상수도 사용료를 대납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골프장은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재조정하자는 주장이다.

당초 이 문제는 골프장측이 주민대표자와 골프장 건설 초기 2년간 대납한다는 약정을 했다면서 지난해 10월까지만 대납하고 이후 대납을 중지해 불거지기 시작했다. 약정서가 있다고 주장하던 골프장측은 중재에 나선 거제시가 약정서 제출을 요구하자 그때서야 구두약속이었다고 한발 뺐다. 이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은 원인제공자인 골프장이 영구적으로 상수도 사용료를 대납하라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일련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골프장측의 하는 행태가 마을주민들 입장에서는 괘씸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골프장 사업을 진행하면 명백하게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문제에 대해 모든 주민들이 수긍 할 수 있는 공정한 방법을 선택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하다가 뒤늦게 주민들의 반발을 사면서 결국 재평가를 하기로 합의했다.

상수도 사용료 대납 관련 문제도 주민대표와 합의했다면 근거를 남겨야 하는데 처음엔 약정서가 있다고 했다가 행정의 제출요구에 구두약속이 있었다며 대납할 수 없다고 한차례 버티며 논란을 일으켰다.

대표적인 반환경 사업인 골프장은 이미 다른 지역에서 주민들과 사업자간의 마찰이 불거진 예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점에 대한 선례들이 있다. 이를 사전에 검토해 주민들과 논의했다면 지금과 같은 주민불신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무조건 사업을 먼저 진행하고 뒤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 그때 가서 처리해도 괜찮다는 무사안일주의에서 비롯된 발상이다. 또한 주민들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처리해도 문제없을 거라는 깔봄도 한몫 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모양새다. 사업장 주변 주민들을 진정으로 존경하지 않는 사업자에게 인정을 베풀 필요는 없다. 인정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베푸는 것이다.

주민들로부터 협의를 이끌어 내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골프장측은 진정으로 주민들을 대하는 접근방법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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