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아직 살아갈 만한 이유는 감동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공간 속에 그때마다 항상 작은 감동들이 연출된다. 그런 것들이 우리에게 알려질 때마다 짜릿한 카타르시스와 함께 살아있다는 보람을 느끼게 된다.

특히 그 감동이라는 것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날 때 더 크게 다가온다. 단연 봉사가 감동의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감동은 물질적으로 많이 가진 자만의 특권이 아니라는 데서 의미가 더 깊다.

우리에게 작은예수의집으로 잘 알려진 연초면 연사리 소재 사회복지법인 작은예수회 고현공동체는 탄생부터가 감동이다. 장애인 부모를 가진 형제가 머물 수 있는 복지시설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수녀의 헌신으로 탄생했다. 그들을 돕기 위한 지역의 대기업과 독지가들이 십시일반 돈을 보태 만들었다.

이후 지역의 봉사단체는 물론이고 학생들과 시민 등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방문하며 따뜻한 손길을 보탰다. 봉사자들은 작은예수의집 식구들이 할 수 없는 집수리나 청소 등 다양한 일로 도움을 전했다.

그런 봉사자들에게 작은예수의집 식구들은 티 없이 맑은 웃음과 순수한 마음으로 보답했다. 어느 일방의 도움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준 셈이다. 거친 사회의 경쟁 속에서 지친 봉사자들에게 작은예수의집 식구들은 어린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안식처가 돼 준 것이다.

우리민족에게는 예로부터 봉사의 피가 흐르고 있다. 단지 조상들은 봉사라는 개념을 쓰지 않았을 뿐이다. 우리 조상들은 봉사를 선(善)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봉사에 대한 대표적인 말이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이다. '선한 일을 많이 한 집안에는 반드시 남는 경사가 있다'라는 뜻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하면 후손들에게까지 복이 미친다는 말이다.

지금 이 말이 딱 필요한 시점이다. 작은예수의집 식구들이 새로운 안식처를 마련해야 하지만 충분한 여력이 없다. 지역의 다른 대부분의 복지시설들이 신축됐지만 작은예수의집만 낡은 건물 그대로다.

마침 도로개설 계획으로 인해 옮겨야 할 상황인 만큼 주변의 도움이 절실하다. '적선지가 필유여경' 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따뜻한 관심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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