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의 '도행역시(倒行逆施)'가 뽑혔다.

교수신문이 교수 6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도행역시'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교수신문 측은 올해의 사자성어 '도행역시'의 추천이유에 대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 기대와 달리 인사와 정책 등 분야에서 퇴행적으로 후퇴하고 있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도행역시는 춘추시대 오나라 장수 오자서가 자신의 원수인 초나라 평왕의 시체에 300번 채찍질을 하자 그의 친구 신포서가 과한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오자서가 '도리에 어긋나는 것은 알지만 부득이하게 순리를 거스르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하는 데서 유래됐다.

이 말을 잘 새겨보면 순리를 거스르는 행동의 근원이 불통(不通)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취임 후 처음으로 50% 이하로 내려간 것도 국민의 뜻(순리)을 거스르고 독단적 행동이 지나쳤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가 최근 벌어지고 있는 철도 파업사태일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철도파업으로 인해 국민적 불편이 발생하는 것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그 내면에는 민영화의 포석이 깔려 있다.

철도노조가 바라는 대로 철도법에 민영화 금지 조항을 넣으면 이미 사태가 종료되고도 남았을 것을, 근본 문제는 뒤로하고 엉뚱하게 국민을 볼모로 그들을 핍박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최전방에서 수행하는 자들이 불통인사를 통해 그 자리에 선 사람들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거제시도 도행역시에 대한 뜻을 깊이 새길 필요가 있을 것이다. 권민호 시장이 취임한 뒤 각종 사업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지만 독선적이라는 말이 없지 않았다. 공약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합의'는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다.

차세대산단의 일방적 변경,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설립, 현대산업개발 관련 사태 등과 최근 경남도로부터 부결된 300만원대 아파트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부족했던 부분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일방적 리더십이 있을 수 없다. 협의를 통해 이끌어 나가는 것이 리더이지 자신의 의견을 따르도록 하는 자리가 아니다.

따라서 거제시가 건강한 사회라는 말을 듣기를 원한다면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014년은 거제시가 다양성이 존중되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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