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대구가 어민간의 갈등으로 그 명성에 타격을 입게 생겼다. 어업구역 문제로 다투던 어민들이 조정에 합의해 놓고 뒷북을 치는 일부 몰지각한 어민들로 인해 대구조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행정은 행정대로 진저리를 치고 중간에 낀 수협은 누구의 입장도 대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조정을 주도했던 동해어업관리권단은 뒷북치는 어민들의 볼썽사나운 모습에 냉소적 태도와 함께 불법어업에 대한 철저한 단속으로 일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호망을 제대로 칠 수 없어 대구 어획량이 예년에 비해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매년 겨울철 최고의 축제로 자리매김 해온 외포의 '거제대구 수산물 축제'마저 취소된 상황이다.

거제대구가 내분으로 인해 조업에 타격을 받는 동안 다른 지역은 신바람을 내고 있다. 부산은 신항 건설로 중단됐던 대구조업 관련 한정어업면허를 되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고소득이 보장되는 대구잡이를 본격 가동하겠다는 의미다. 허가절차가 척척 진행되는 것을 보면 머지않아 본격 대구잡이에 나설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가덕도에서 잡히는 일부 대구는 '가덕대구'라는 이름을 달고 서울의 백화점에서 고급상품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백화점의 마케팅이 조금만 뒷받침되면 가덕대구가 전국적 명성을 타지 말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전라도를 비롯한 서해지역에서는 수온에 따라 회유경로가 확장돼 서해까지 진출한 대구가 풍년이 들어 수산시장이 매일같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다른 지역들이 이처럼 겨울철 대구 특수를 누리거나 이에 대한 대비를 하는 동안 거제는 대구의 원조를 자처하면서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 1980년대 대구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이를 되살리기 위해 수정란 방류사업을 최초로 시작한 곳은 거제시다.

거제시로 인해 대구 어획량이 이처럼 늘었지만 정작 재미를 보는 곳은 따로 있는 셈이 돼버렸다. 이러한 현상을 자초한 것이 외부의 힘이 아니라 어민들 내부 갈등이라 더 어처구니없다.

작금의 상황을 극복하는 길은 어민 스스로가 약속했던 내용을 지키는 길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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