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 고모 씨, 3만원씩 10달 모아 아주동 모녀 교통사고 성금 기탁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한 재소자가 거제시 아주동모녀 교통사고 후원금을 보내와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고모 씨로 지난 5월31일 사회복지법인 거제시사회복지협의회 후원계좌로 30만원을 입금했다.

고 씨는 지난 4일 거제시 사회복지과 관계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5월 중순경 우연히 신문을 읽다가 어려운 환경에 처해진 소식을 접했다"며 "장애학생을 구하고 어머니가 사망하는 소식과 학생 또한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엄청난 사고 앞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본인영치금으로 30만원을 보내게 됐다"고 밝혔다.

또 그는 "재소자들이 한 달 일하고 받는 급여가 2~3만원으로 10개월을 모아야 가능한 액수"라며 "어려운 어린이에게 잘 도착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거제시와 아무런 연고가 없는 사람이지만 사업에 실패한 후 잘못돼 교도소에 있다"면서 "5개월 후에는 출소하며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그 어린이의 안타까운 사정을 외면하지 못해 선행을 베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거제시사회복지협의회는 지난 24일 고 씨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협의회가 고 씨에게 보낸 답신에 따르면 보낸 편지를 거제시청 사회복지과로부터 전달받았으며 보낸 후원금은 협의회 계좌로 지난 5월31일 고 씨의 이름으로 입금된 사실을 상세하게 알렸다.

협의회는 또 후원계좌 모두 1억4000여 만원의 후원금이 접수됐으며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아주동사고 아이의 이름으로 전액 지정 기탁했음을 알렸다.

협의회는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배분위원회 및 운영위원회를 거쳐 NH개인연금에 가입해 피해 아이가  만45세가 되는 시점에서 100세까지 종신형으로 매월 150만원씩 연금으로 지원하도록 결정된 내용도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을 접한 시민 윤모(45) 씨는 "30만원이 아니라 3만원도 아까워 벌벌 떠는 부자가 있는 반면에 영어의 몸으로 월 3만원 받는 것을 차곡차곡 모아 기부한 고 씨의 선행을 듣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가 기부한 30만원은 3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고 그런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이 사회가 살만한 것 아니겠냐"고 흐뭇해 했다.

음지에서 보낸 아름다운 선행이 조락으로 쓸쓸해져 가는 남해안의 가을을 넉넉하고 풍요롭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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