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살리는 아름다운 지킴이

지난 1946년 만들어진 장평 두레농악에 뿌리를 두고 있는 거제시전통예술단(단장 정옥식)은 현재 60여명의 단원들이 참여, 거제의 전통문화를 꽃피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유아원과 어린이집은 물론 초·중·고등학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강습을 실시하고 있는 전통예술단은 1996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1천5백여명의 문하생을 배출, 시민의 날 행사 축하공연을 비롯해 수 많은 행사에 참여, 우리 문화를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특히 지난 2006년부터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삼도장구가락, 영남사물, 모듬북, 민요 등 다양한 전통가락을 익히며 축하공연에서 더 많은 갈채를 받고 있다.

현재 거제시공설운동장에 마련된 20여평 남짓한 공간에서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단원들은 한때 연습할 공간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공연 연습을 위해 산이며 들, 계곡이나 바닷가를 찾아 연습을 하다보면 여름철 불청객인 모기에게 온몸을 물어뜯기기 일쑤였고 추운 겨울엔 얼어붙은 두 손을 입김으로 녹여가며 연습에 몰두하기도 했다.

회원들은 한해 겨울동안 연습실 장소를 제공해 줬던 삼거리 마을 최민호 거제고로쇠협회장의 따뜻한 마음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 전통문화를 살리는 데는 웃지 못 할 일들도 많았다고 회원들은 회상했다. 웃어른들이나 이웃에게 핀잔을 듣기가 일쑤였고 연습시간 준수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회원 대부분이 ‘장구’의 ‘장’자도 모르는 상태로 참여, 장구의 궁편(왼쪽)과 채편(오른쪽)을 무시한 채 두드리는 바람에 신입회원들이 참여하는 날엔 웃음이 끊일 날이 없었다.

평생 처음 보는 악보와 씨름하느라 골머리를 앓기도 했고 장구통을 메고 발뛰기를 시작할 땐 회원들끼리 발을 맞추려 온몸이 녹초가 되기 일쑤였다. 꽹과리와 북, 징 등을 배울 때도 상황은 매한가지.

그러나 힘든 상황도 잠시, 악기들이 손에 익어가며 경쾌한 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회원들의 노력도 더해져 갔다.

장구나 꽹과리에 비해 꺼려하던 북과 징을 연주하던 회원들은 각각의 특성과 역할을 알게 되면서 더욱 연습에 매진했다.

회원들은 “우리나라 전통 악기들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이 없이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흥겨운 가락에 빠져 장구와 북, 꽹과리와 징 등을 연주하다보면 일상의 스트레스는 한꺼번에 날아가 버린다”고 말했다.

거제시전통예술단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가 정옥식 단장이다. 40여년 동안 남다른 지역사랑과 열정으로 전통 민속농악을 되살리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온 정 단장은 장평 두레농악 입문을 계기로 무료강습과 각종 행사에 참여하며 농악보급에 앞장서 왔다.

거제칠진농악 기능보유자 김관석 옹으로부터 농악을 전수받은 정 단장은 지난 2005년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교육문화부문 거제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옥식 단장은 “보다 나은 기능을 연마해 시민들에게 좋은 공연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전통문화예술학교를 열어 농악, 모듬북, 탈춤, 민요, 태평소, 단소 등을 가르칠 계획”이라면서 “많은 강사진을 육성해 찾아가는 예술문화교실을 활성화하고 거제칠진 농악을 비롯한 농악 전수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정 단장은 또 “연습에 열심히 몰두하고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는 단원들과 도움을 주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면서 “더욱 노력하고 정진해 내 고장 문화를 바로알고 전통 민속농악이 거제에서 꽃 피워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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