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사회복지지원센터 부설 ‘하늘마루 공부방’

지난달 25일 연초면 오비리에 위치한 한 가정집이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우리 사회의 미래인 아이들이 맘껏 공부하고 뛰어 놀 수 있는 작은 보금자리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하늘마루 공부방’ 개소식이 열린 이날, 집 앞 마당을 가득 메운 하늘빛 사랑 자원봉사자들과 10여명의 어린학생들의 얼굴엔 봄 햇살 같은 화사한 미소가 번졌다.

‘하늘마루 공부방’이 처음으로 문을 연 것은 지난 3월 5일. 방과 후 6명의 학생들이 임정미 교사(여·37·신현읍)와 함께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엔 어려움이 많았다. 공부방에 오기로 한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기가 일쑤였다. 그때마다 임 교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을 찾아 학교로, 집으로 발품을 팔았다. 그런 노력이 있었는지 지금은 학생들의 수가 13명으로 늘었다.

공부방이 문을 여는 시각은 오후 1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먼저 와 기초 학습을 배운다. 학교 숙제며 일기 등도 모두 공부방에서 해 가고 있다.

학교에서 소위 ‘왕따’를 당하며 주눅이 들어있던 아이들이 공부방 생활에 익숙해지자 자신감이 넘치고 공부 하려는 의지가 강한 학생으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임정미 교사는 “처음 2-3주 동안은 아이들이 쑥스러워하고 부끄러워해 말도 잘하질 않고 공부에 대한 집중력도 떨어졌지만 지금은 다들 몰라보게 변했다”면서 “글을 배우고 공부에 열중하는 등 새롭게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 너무나 흐뭇하다”고 말했다.

저소득 한 부모가구와 조손가구, 저소득 맞벌이가구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부모들의 관심이나 애정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

엄마가 두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 오후 5시 30분에 아이들 먹을 것을 챙겨 놓고 일하러 나갔다가 새벽 5시에 들어와서 다시 아이들을 챙겨 학교에 보내는 가정이 비일비재 할 정도다.

임 교사는 물질적인 지원이나 후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공부방 운영에 필요한 자원봉사자라고 강조했다. 6명가량 이던 초창기엔 모두에게 관심을 쏟으며 일일이 공부며 숙제를 봐 줄 수 있었는데 10여명으로 인원이 늘어난 지금은 아무래도 힘에 부친다는 설명이었다.

또 아이들 모두가 토요일에도 ‘하늘마루 공부방’을 이용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고 귀띔했다. 혼자 집에 있는 것보다는 아이들과 어울려 공부하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다고 학생들도 입을 모았다.

임정미 교사는 “아이들과 생활하다보니 부족한 점이 많아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면서 “여건만 마련되면 좀 더 많은 것을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며 앞으로의 바람을 전했다.

‘하늘마루 공부방’사업은 지난 2006년 거제시사회복지지원센터에서 저소득 한부모 가구의 실태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면서부터 시작됐고 자원봉사자모임인 ‘하늘빛 사랑’의 박경이 봉사자가 공부방 장소를 제공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지난 1월부터 자활후견기관 집수리 공동체에서 천장 도배작업과 장판 설치 작업을 실시했고 수지침 자원봉사단이 바닥 전기패널공사를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공부방 보수에 착수, 개소식을 가졌다.

우리 아이들을 사회적으로 함께 책임지고 보호해 작은 희망의 씨앗을 심고 있는 ‘하늘마루 공부방’.  열심히 공부해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아이들의 힘찬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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