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는 대구잡이의 본 고장 외포항이, 앞으로는 넉넉한 대금산 자락이 엄마가 아기를 품듯 포근하게 감싸안고 있는 외포중학교(교장 장명규).

학교 정문을 들어서자 봄을 맞은 외포중학교는 말 그대로 한 폭의 수채화로  시야에 들어온다.  교목인 향나무와 교화인 자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려 아름다운 향이 학교를 온통 감싸고 있다.

손님을 반기듯 정겨운 새소리가 교정에 울려 퍼지고, 학교 앞으로 난 한적한 시골 도로로 간간이 차들이 지나가고, 뒤로는 뒷동산을 일군 텃밭이 정겹기만 하다. 외포중학교는 1만평(3천2백86㎡)이 채 되지 않는 운동장에 변변한 체육관 하나 없지만 주위의 아름다운 풍경이 학교로서의 부족함을 메우기에 충분하다.

이 학교는 1953년 개교했다. 지금까지 53회의 졸업식을 통해 모두 2천9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보통 학교들이 10년이면 느끈하게 배출할 수 있는 졸업생수에 지나지 않는다.

2007년 외포중학교의 학생수는 모두 20명(1학년 4명·2학년 10명·3학년 6명). 교장 선생님을 포함한 교직원도 14명으로 모두 더해봐야 34명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학교다.

사립학교(학교법인 외포학원)인 외포중학교는 참(Truth), 꿈(Vision), 삶(Harmony)의 교훈 아래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지켜오고 있다.

▲장명규 외포중 교장
그러나 학교가 위기를 맞았다. 교육인적자원부가 학생수가 적은 학교(60명 이하)를 대상으로 통폐합을 추진, 대상학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한때 공부 잘하는 학교로 명성을 날리기도 했지만 줄어드는 학생과 교육청의 예산 지원 중단으로 반세기의 역사를 자랑하는 외포중학교가 폐교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학생들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우선 중학교 정규과목은 13과목이지만 선생님은 9명에 불과하다. 교환 수업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또 드럼과 앰프가 필요하다는 음악 선생님의 간청에도 학교측은 교육청으로부터 (폐교 대상 학교라는 이유로) 예산지원을 받지 못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다른 학교 학생들처럼 운동회(체육대회), 소풍, 학교 축제 등은 학생수가 적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급식소는 이웃한 외포초등학교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고, 교실을 쪼개 컴퓨터실과 미술실, 도서실 등으로 사용하는 등 교육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있다. 외포중학교는 인터랙트 클럽 활동을 통한 환경교육과 봉사활동 실천, 독서발표회, 과학행사 등 주5일 수업제의 효율적 운용, 특기적성 교육 및 체험학습 등 특별활동 등으로 ‘외유내강(外柔內剛)’의 학교로 거듭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지난 4월4일에는 거제애광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학생들에게 또 다른 장애 및 개인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데 필요한 태도와 기술을 배우는 기회를 마련했다.

또 거제시 옥포국제학교(교장 데이비드 키)와 자매결연을 맺어 학생들에게 원어민 영어교육이 가능토록 길을 텄다. 오는 5월18일 옥포국제학교 행사에 외포중학교 학생들이 초대돼 외국인들의 축제문화를 직접 체험도 할 예정이다.

장명규 교장은 “해가 갈수록 학생수가 줄고, 학교운영위원회 구성도 어려운데다 예산지원도 거의 받지 못하는 등 모든 것이 어렵지만 눈부시게 아름다운 학교를 포기할 수는 없다”면서 “학생, 교사, 학부모, 졸업생들이 하나 돼 학교를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외포마을 학생들의 배움터가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언제까지나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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