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아마추어 음악인들, 거제 구석구석을 '소통'하다

찾아가는 음악회를 만납니다

문화의 불모지. 지역문화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묘사하는 단어다. 특히 순수예술단체의 활동은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지역이 바로 거제다. 그렇다고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는 말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찬찬히 살펴보면 각종 단체들의 노력이 눈에 띈다. 거제 윈드오케스트라도 이들 중 하나다.

지난 2009년 5월 창단한 거제 윈드오케스트라는 현재 40여 명의 단원으로 구성돼 있다. 단원 모두가 직장인과 청소년이라는 점이 눈에 띤다.

연령대도 다양하다. 어린 초등학생부터 인생의 깊이를 아는 장년층까지, 단원 모두가 음악이라는 구심점 아래 모였다.

시작은 미미했지만 창단 4년째를 맞은 현재는 제법 기틀을 갖췄다. 악기를 연주하는 개개인의 취미활동이 거제 윈드오케스트라의 모태였다.

뜻이 맞는 사람들의 모임이었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았다. 하지만 결코 좌절하지도 않았다. 부족한 부분은 수시로 메워가며 꿈을 향해 전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꿈은 곧 결실로 다가왔다.

창단 연주회가 열렸던 2009년 12월11일 거제문화예술회관 대극장. 1,000여명의 관객이 들어선 대극장에서 거제 윈드오케스트라의 첫 발걸음이 시작됐다.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무대에 오른 단원들. 떨림과 두려움은 이내 기쁨과 희열로 변했다. 첫 곡이 끝나자 객석에서 힘찬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수와 함성소리로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흘렀다.

간혹 나온 실수도 객석의 열렬한 반응에 이내 자신감으로 변했다. 땀방울을 흘리며 연주에 집중 한 2시간여. 모든 연주가 끝나자 '이제 끝났구나'하는 안도감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하지만 안도감은 이내 아쉬움으로 변했다.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공연이 끝난 뒤 단원들은 눈물로 서로에 축하의 말을 건냈다. 말이 아닌 가슴으로 전하는 고마움이었다.

첫 공연 뒤 얻은 자신감은 다양한 연주회 참여로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5월부터 11월까지 총 6번의 공연을 했다. 청소년 페스티벌 초청 연주에서부터 가조도 창호초등학교 찾아가는 음악회, 바다로 세계로 초청연주, 변진섭과 함께하는 가을 음악회 등등.

올해는 거제 윈드오케스트라를 찾는 곳이 더 많아졌다. 4월부터 6월까지 벌써 8번의 크고 작은 음악회에 참여했다.

세계조선해양축제에 초청받아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파했고, 찾아가는 음악회로 거제시민을 만났다. 

음악을 통해 지역민과 소통하고, 세대를 뛰어넘어 같은 느낌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거제 윈드오케스트라. 그들이 선사하는 음악은 마음으로 들을 때 더욱 정겹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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