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포대첩 기념제전 50년

▲ 이순신 장군이 첫 승리를 거둔 옥포해전을 기념해 지난 15일 거제수협 주관으로 열린 승첩풍어제.

선조 25년 1월. 조선침략을 결정한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나고야에 수십만의 대군을 집결시킨다. 이후 고니시 유키나가가 이끄는 1만8,700명의 선봉대가 임진년 4월13일 부산 앞바다에 출몰한다. 상륙저지를 위한 해전 없이 무혈입성한 왜군은 부산진성과 동래산성을 잇따라 함락하며 진군했고, 뒤를 이어 가토 기요마사가 이끄는 2만2,800명의 제2군과 구로다 나가마사가 이끄는 1만1,000명의 제3군이 차례로 상륙해 파죽지세로 북상을 계속했다.

이에 선조는 적의 북상을 저지하라고 명하지만, 일본 조총부대의 위력 앞에 조선 부대는 속수무책으로 깨졌고, 선조는 광해군을 세자로 세운 뒤 피난길에 나섰다. 그 후….

성난 파도처럼 조선을 집어삼키던 왜군들은 그러나 가장 큰 암초에 부딪혔다. 바로 이순신 장군이다. 이순신 장군이 이끈 임란 최초의 승전을 50년째 기념하고 있는 옥포대첩 기념제전, 그 뜨거웠던 축제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연전연패를 거듭 하던 조선은 개전 이래 첫 승리를 거두게 된다. 바로 부원수 신각이 양주 해유령에 매복했다가 약탈하고 돌아가는 일본군 수 십명을 섬멸한 것이 그것이다.

작지만 개전 이래 조선 육군이 거둔 첫 번째 승리였다. 하지만 이 당시 일본군의 작전은 애초의 계획을 뛰어넘을 정도로 완벽한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곳에서 일본군의 꿈은 무참히 깨지고 만다. 바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등장 때문이다. 1591년 전라 좌수사에 제수된 이순신 장군은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전쟁대비에 총력을 기울였다. 거북선과 전함을 건조하고, 화포를 준비하며 군사훈련을 거듭했다.

일본군의 침략으로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았던 1592년 5월4일, 판옥선 24척을 필두로 전라 좌수영 수군이 여수 수영을 출발했다.

5월7일 정오께 옥포만. 왜선 30여척이 선창에 정박해 있었고, 적들은 상륙해 분탕질에 정신이 빠져 있었다. 이순신 장군의 조선 수군이 적을 발견했다는 신호를 올리자 황급히 배로 돌아온 왜군은 조선 수군을 향해 최신무기인 소총을 난사했다.

▲ 팔랑개어장놀이(사진왼쪽)와 공연을 준비중인 거제칠진농악

이순신 장군의 조선 수군은 옥포만 일대를 넓게 포위해 들어가다 일제히 함포사격을 퍼부었다. 당시 접근전과 백병전에 능숙했던 일본군은 예기치 않았던 화포공격에 혼비백산했다.

이어 조선 수군의 튼튼한 판옥선이 충돌공격을 감행했다. 그리고 일본 배보다 더 높은 판옥선 갑판 위에서의 화살공격까지 더해졌다.

이날 적선 26척이 파괴됐고 수많은 적들이 수장됐다. 조선수군이 입은 피해는 부상 1명. 그야말로 압도적 승리였다. 일본과의 개전 이후 처음으로 거둔 대승. 조정에 '옥포파왜병장'을 올린 이순신 장군은 종2품 가선대부의 위치에 오르게 된다.

그렇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전설은 옥포만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충무공의 혼(魂)을 캔버스에…"

옥포대첩 420주년을 기념하는 제50회 옥포대첩 기념제전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 동안 옥포대첩기념공원과 옥포중앙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축제 첫날은 옥포대첩기념공원에서 시민체험마당과 백일장 대회, 사생대회, 휘호대회, 연날리기 대회, 거제사진동호회전, 임란 사진전 등이 진행됐다.

또 수영수 국악공연과 쇼 유랑극단 시민노래자랑과 불꽃놀이가 축제의 서막을 알렸다. 이날 장승포 수협어판장에서는 승첩풍어제가 열려 옥포대첩기념제전을 축하했다.

축제 이틀째인 16일에는 옥초대첩기념공원 내 효충사에서 제례봉향을 시작으로 다양한 식전행사가 축제의 흥을 더했다.

이어 열린 기념식에서는 지역 각급 기관단체장과 향인, 시민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고, 기념식 직후에는 관현악 연주가 울려퍼져 충무공의 첫 승전을 기념했다.

각종 전시행사와 문화행사도 계속됐다. 석전, 윷놀이, 투호대회 등이 기념공원에서 열렸고, 평양예술단 공연, 거제칠진농악, 팔랑개어장놀이, 아이리스 공연, 청소년 스타킹 대회, 민속무예24반 본국검 공연 등이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또 특산물 특별판매 행사와 먹거리 장터, 경남 어르신 생활축구대회 등이 진행됐다. 이어 오후 4시부터는 승전행차 가장행렬이 옥포시가지를 가로 지르며 옥포대첩 승전의 영광을 재현했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오전 7시부터 옥포대첩로 시민 대행진이 처음으로 진행돼 옥포중앙공원에서 옥포대첩기념공원까지를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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