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우리들의 꿈

지난 18일 오전 10시 수월 다나까농장 인근 공한지. 갈대와 철새들의 낙원인 조용한 이곳이 무선 모형헬기와 글라이더, 비행기들의 엔진소리로 요란했다.

지난 1991년 5명의 회원들이 모여 만들어진 거제무선모형연합회(회장 김명수·37)는 휴일과 주말을 이용, 창공을 누비며 짜릿한 희열을 만끽하고 있다.

현재 20대 중반부터 40대 후반까지 20여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거제무선모형연합회는 무선 RC카를 비롯, 헬기와 비행기, 글라이더, 보트, 요트 등의 무선모형 제품으로 거제하늘과 바다를 수놓고 있다.

무선모형은 아직까지 열혈 매니아들의 참여가 대부분이다. 가장 큰 이유는 꽤 만만찮은 가격대.

90cc엔진을 사용하는 헬기의 기체 가격만 해도 2백만원을 훌쩍 넘는다. 여기에다 조종기와 정비기구 등의 부가장비까지 갖춰야한다.  

그러나 하늘과 바다, 땅을 누비는 무선모형의 모습에 매료된 회원들에겐 큰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김동희(42) 총무는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무선모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면서 “요즘엔 싼 가격대의 무선모형 제품도 많이 나와 있어 부담이 한결 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원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각 기체에 대한 정비 부분. 철저하고 꼼꼼한 정비가 이뤄져야 안전한 비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회원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무선모형에 입문한지 15년 가량 됐다는 김유흥(36) 회원은 “완벽한 정비를 통해 비행에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출격해도 종종 하늘에서 추락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가슴이 찢어지지만 사고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하늘을 주름잡고 있는 회원들이지만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언제나 조심스럽다. 초창기 학교 운동장이나 마을 공터에서 모형 비행기나 헬기를 날리곤 했지만 지금은 도심지나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의 조종은 삼가고 있다.

언제 어디서 추락사고가 발생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거제면 오수간척지와 수월 다나까농장 공한지를 찾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무선모형제품들은 조종이 제법 까다롭다. 비행기와 글라이더는 착륙이 힘들고 헬기는 첫 이육이 가장 어렵다. 또 조금만 방심하면 조종불능의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연합회 최고의 실력을 갖고 있는 서성호(36)회원은 “최고의 조종사들도 잠깐 방심하면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면서 “올바른 조종술 지도와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연습만이 즐거운 비행을 약속해 준다”고 강조했다.

기체에 대한 회원들의 애정도 빼놓을 수 없다. 가격의 높고 낮음을 떠나 하늘을 향한 또는 바다를 향한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신주단지가 따로 없다. 기계와 전기계통의 공부는 물론 엔진과 정비에 대한 공부도 필수다. 연합회가 존재하는 또 다른 이유다.

김명수 회장은 “회원들 모두가 개성이 강하지만 문제점에 대해 토론하고 풀어가는 과정에서 끈끈한 동료애를 느끼게 된다”면서 “우울하고 스트레스가 쌓일 때 조종기를 잡고 하늘을 맘껏 누비면 푸른 하늘로 모든 근심과 걱정이 사라진다. 최고의 레저스포츠로 손색이 없다”고 엄지손까락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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