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우조선해양 천지족구회

거제지역 최고의 족구팀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주)대우조선해양 천지족구회(회장 김병찬·41).

지난 1997년 대우조선 설계실 근무자 16명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희망족구회’로 첫걸음을 내딛은 천지족구팀은 이후 2001년 현장 근로자팀과 통합, 지금의 명칭으로 팀 이름을 바꿨다.

현재 24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천지족구회는 거제시를 대표하는 족구 동호회로 명성이 자자하다.

매년 15회 이상의 전국대회에 출전, 전국의 내로라하는 팀들과 기량을 겨루며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고 타 지역 팀들과 교류전을 통해 족구로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노대규 총무(31)는 “20대가 주축인 다른 팀들에 비해 우리팀은 30대와 40대가 주전 선수여서 다른 팀들에게 노땅팀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면서 “그래도 전국의 족구팀들에게 ‘천지’란 이름은 큰 형님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회원들이 기억하는 최고의 대회는 2004년 충북 청주에서 열린 제9회 문화관광부장관기 대회. 전국 1백30여개 팀이 참가한 대회에서 3위를 차지, 거제족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작년만 해도 제8회 영호남 친선족구대회와 거제시족구연합회장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전국대회 우승 1회, 준우승 2회, 3위 8회의 성적을 거두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가족 같이 좋은 팀 분위기는 전국의 동호회원들이 “직장을 옮겨서라도 천지팀원으로 뛰고 싶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1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팀답게 에피소드들도 많다. 지난 1997년 창원에서 열린 전국대회에서 참패를 당한 일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다.

그 당시 수원 삼성전자팀, 울산 현대중공업팀과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천지족구회는 주 공격수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예선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또 우승까지 단 한점만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상대팀과 연고가 같은 심판의 결정적인 오심과 편파 판정으로 우승컵을 놓친 일도 허다했다.

김병찬 회장은 “관중들과 팀원들 모두 우승을 확신하는 순간, 심판의 잘못된 판정이 내려지면 온 몸에 힘이 쫙 빠진다”면서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경기에 집중하려고 하면 순식간에 4-5점을 내 줘 경기가 뒤집힌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회상했다.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배경엔 가족들의 응원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회원들은 “경기가 꼬이고 잘 풀리지 않을 때 아내와 자녀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힘입어 돌파구를 찾을 때가 많다“며 대회마다 동행해주는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점심시간 짬을 내 족구연습을 하고 있는 회원들은 족구 전용구장 건립 등 거제지역 족구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족구 동호인들이 맘껏 연습하고 경기를 할 만한 전용구장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것.

거제시 족구연합회 사무장을 맡고 있는 구동림(40) 회원은 “인근 양산이나 부산 지역은 물론 의령과 대구, 수원 등지엔 족구 전용구장이 마련, 경기력이 급속히 향상되고 동호인수도 크게 증가했다”면서 “시가 아주동에 만들어지는 하수종말처리장 옥상을 족구전용구장으로 건설해 주겠다고 약속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전용구장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찬 회장은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옥포매립지에 모여 훈련하며 올해 출전할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 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족구동호회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시키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