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영청 떠오르는 보름달 보며 풍요 기원

■지신밟기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거제 곳곳에서 지신(地神)에게 고사를 지내고 풍물을 올리며 축복을 비는 지신밟기가 열렸다. 지난 1일에는 옥포중앙시장과 일운면, 2일에는 옥포매립지, 3일에는 옥포1동, 4일에는 고현시가지에서 풍악소리가 울려퍼졌다.

주로 음력 정초부터 보름 전후 행해지는 지신밟기는 잡귀를 물리치고 마을과 가정의 평안과 행운을 축원하기 위해 지내왔다는 게 정설이다.

'지신풀이'라고도 불리는 지신밟기 패는 상쇠, 부쇠, 장고, 북, 소고 7~8명과 구진대사, 양반, 하동, 포수, 각시, 촌노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당산에서 지신풀이를 마치고 마을로 내려와 농자천하지대본 깃발을 들고 집집마다 풍악을 울리며 지신을 밟는다.

춤과 익살로 놀이판을 벌이는 이들을 맞이하는 가정에서는 쌀이나 술과 안주, 또는 금전 등을 답례로 건네고 일행은 이를 거둬간다.

지역마다 형태의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세시풍속이자 마을 공동체 놀이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정월대보름 날의 하이라이트 '달집태우기'

음력 정월대보름에 앞서 거제지역 마을 곳곳마다 지신밟기 행사가 열려 한 해 동안 주민들의 안녕을 기원했다. 그러나 보름날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달집태우기.

대보름날 농악대와 함께 망우리를 돌리며 달맞이할 때 주위를 밝게 하기 위해 대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짚·솔가지·땔감 등으로 덮어 달이 뜨는 동쪽에 문을 내서 만든 것을 달집이라 한다.

달집속에는 짚으로 달을 만들어 걸고, 달이 뜰 때 풍물을 치며 태운다. 달집을 태워서 이것이 고루 잘 타오르면 그해는 풍년이, 불이 도중에 꺼지면 흉년이 든다고도 한다. 또 달집이 타면서 넘어지는 쪽의 마을이 풍년이라고도 하고, 이웃마을과 경쟁해 잘 타면 풍년이 들 것으로 점친다.

올해 정월대보름인 6일에는 거제지역 26개 장소에서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린다. 바닷가와 인접한 일운면에서는 모두 6곳에서 달집을 태운다.

양화마을 앞 바닷가에서는 양화청년회가 주관하는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린다. 또 해안길이 아름다운 망치마을 바닷물양장 앞에서는 망치청년회가, 구조라항 중앙매립지에서는 구조라 청우회가 행사를 맡아 진행한다. 와현해수욕장과 어촌민속전시관 앞 바닷가, 소동바닷가에서도 와현·지세포·소동청년회에서 달집태우기를 주관한다.

동부면도 3곳에서 달집을 사른다. 가배항 매립지에서는 가배청년회가, 학동삼거림에서는 학동마을이, 산촌 오망천 인근에서는 산촌마을이 달집을 태우며 '제액초복(題額初覆)'을 기원한다.

지역에서 가장 넓은 농지를 갖고 있는 거제면에서는 5곳에서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린다. 동림청년회는 동림교회 옆 농지에서, 옥산노인회와 부녀회는 옥산 버스정류장 뒤편 논에서, 내간청년회와 부녀회는 내간교회 인근 공터에서 달을 맞는다. 명진마을회와 선창마을회에서도 마을회관 인근 공터에서 달집에 불을 붙인다.

하청과 장목면은 각각 2곳에서 달집태우기 행사를 갖는다. 하청면발전협의회는 하청소방서 옆 그라운드골프장에서, 어온마을은 마을 앞 바닷가 공터에서 달집을 태우며 부족함이 없는 넉넉한 새해, 질병도 근심도 없는 밝은 새해를 맞이한다.

장목면 황포청년회는 초등학교 앞 논에서, 장서청년회는 마을 앞 논에서 다양한 세시풍속행사를 진행하며 떠오르는 보름달을 맞을 계획이다.

둔덕면은 하둔간사지(둔덕번영회), 사등면은 오량들녘(오량청년회), 연초면은 연초농협 뒤편 논(연초면청년연합회)에서 달집을 태운다.

옥포1·2동은 조라물양장 앞바다에 바지선을 띠우고 달집을 세운다. 대우조선노동조합과 옥포·국산·조라청년회가 함께하는 달집태우기는 1,000여명의 주민이 모여 부정과 사악을 살라버리는 정화의 의식을 갖는다.

장평동은 덕산아내아파트 꽃밭(장진회)에서 불꽃놀이 등 다채로운 행사와 함께 달집을 태운다.

수양동·마전동·능포동은 수월들녘(수양동발전협의회)과 마전동 방파제 물양장 일원(마전동재향군인회) 및 능포어판장 매립지(마전동 이·통장협의회)에서 일제히 달집에 불을 붙이며 피어오르는 연기 사이로 둥근 보름달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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