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최고야]연초면 오비마을

'거제 명품' 무농약 유자, 오비마을이 재배 모태
우여곡절 많았지만 주민 협조·양보로 공단 조성
도시계획도로 빨리 만들어져야 마을 발전 기대

▲ 지금 오비마을은 공단 지대에 4개 업체가 들어서 있는 가운데 조선기자재연구원 경남분원 공사가 한창이다. 공단 조성과 함께 원룸이 많이 들어선 것도 오비마을의 특색 중 하나다. 작은 원룸 바로 옆으로 유자밭이 울창하게 우거져있다.

요즘 고현동 신오교 인근은 공사가 한창이다. 바로 신오교 접속도로 램프구간 직선화를 위해 확·포장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상습정체구간인 국도14호선 중곡 교차로와 한내·오비 일원을 진·출입하는 대형 차량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다.

이 신오교를 경계로 고현동과 연초면이 붙어 있다. 그리고 신오교를 건너자마자 왼편으로 국도를 타고 들어가면 맞닥뜨리는 마을이 바로 오비마을(이장 손영상)이다.

오비마을은 당산과 금구마을을 아우르고 있는데 원어민이 45세대 정도 되며, 공단이 들어서면서 이주해 온 원룸 세대가 45세대 정도 된다.

때문에 90여 세대에 2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3년여 전 400세대 가량의 신우마리나 아파트가 별도의 마을로 분동되면서 오비마을은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오비마을은 원래 오동나무가 마을 입구에 사립문 같이 서있다고 해 오동 오(梧) 자에 사리문 비(扉) 자를 썼다고 한다.

그런데 앵산이 좌청룡과 우백호로 내려와 마을을 감싸고 있는데 우백호로 내려온 산 끝이 바다 밑에서 큰 암반을 이루고 있었고, 그 바위가 마치 널판과 같이 생겨 널바위(관바위)라 하고 그 바위가 있는 등을 송장 등이라고 했다.

그런데 널바위와 송장 등이 있기 때문에 까마귀가 날아야 재수가 있다고 해 까마귀 오(烏) 자와 날 비(飛) 자로 바뀌었다고 한다.

오비마을에서는 고현 시가지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바로 바라보인다. 바다를 끼고 있지만 공단이 들어서고 인근에 조선소가 자리잡으면서 어업을 하는 인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소규모 농사를 생업으로 삼는 주민들이 대다수다.

쌀농사를 주로 짓지만 오비마을은 무농약 유자가 유명하다. 무농약 유자는 오비마을에서 최초로 재배됐으며 이는 손영상 이장의 '작품'이라고 한다. 지금 거제유자연구회에는 13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품질 좋은 상품으로 유자청 제조회사 등에 납품되고 있다.

▲ 오비마을 앞 바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모습이 보인다. 해안가에는 3년여전 분동된 신우마리나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오비마을에 공단이 들어서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손 이장은 "마을에서 시 행정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협조할 것은 적극 협조를 했는데도 마을에 대한 행정의 지원은 미흡했다"며 "꾸준히 인구가 늘어나면서 농촌의 모습에서 탈피하고 있는 마을을 공단 배후도시로 만드는데 행정의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오비마을은 반농반어촌에서 반도시반농촌으로 모습을 바꾸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손 이장은 마을 주민들이 온순하고 인심이 좋으며, 인내심이 강하다고 했다.

손 이장은 "사람들이 너무 좋다. 때문에 마을 단합도 잘 되어왔다. 공단 조성 등 주민들이 양보할 것은 자기 이익을 따지지 않고 과감하게 양보한다"며 "산업화 과정에서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오비 주민들은 누구나 공동체 의식을 가지며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현재 오비마을에는 4개 업체가 들어와 있다. 그리고 조선기자재연구원 경남분원이 빠른 설립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에 한창이다. 손 이장은 분진과 소음에 시달릴게 아니라 공단 배후도시로의 오비마을을 꿈꾸고 있었다. 이를 위해 손 이장은 빠른 시일내에 도시계획도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경남도에 계류중인 도시계획입안이 곧 될거라고 보기 때문에 공단 조성으로 인한 보상 차원에서라도 도시계획도로가 빨리 설치되면 내년 4월 완공예정인 산업도로와 함께 공단 배후도시 구축에 필요한 기본 요소가 갖춰지는 셈이라고 했다.

별다른 관광지가 없는 오비마을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변화할 수 밖에 없다면 그것을 그대로 껴안으며 그에 발맞춰 살아가는 게 오비마을 주민들이었다. 큰 욕심없이 사회와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장승포의 쇠락으로 고현과 옥포가 시가지의 중심이 되어버린 거제. 오비마을이 새로운 상권을 형성하고 공단 배후도시로의 모습을 언제쯤 갖춰갈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봐야겠다. 혹시 아는가? 오비가 새로운 신시가지가 돼 거제의 핵심이 될 수 있을지….

"공단 들어서기까지 주민들 많은 양보 각종 시설 분산 설치하는게 합리적"

손영상 오비마을 이장(64)은 올해로 5년째 이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20여 년전인 지난 1989년부터 2년간 '젊은 이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20여 년전에 막내 이장으로 활동을 했다. 그 때는 젊은 패기로 마을 현안들과 맞섰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경륜이 쌓이다보니 보는 시각도 넓어지고 일 하는 것도 폭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제는 베테랑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손 이장은 공단이 들어서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들려주었다.

손 이장은 "지난 2003년 6월 공단 토지 감정이 이뤄졌고, 이후 10월말 대우 본사에서 마을에 벼를 수확해달라는 협조 요청이 들어왔었다. 하지만 이후 땅값이 비사다며 지역민을 매도, 지지부진해졌다. 때문에 다음해 1월 주민들은 궐기대회를 일으켰다. 때마침 환경운동연합에서 수달 서식지라며 환경청에 건의서를 넣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고 결국 2004년 가을게 보상금을 수령했다. 1년이 훌쩍 지났지만 토지 재감정 없이 수령을 했다. 마을 주민들이 많은 것을 양보한 것이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2000년에 들어선 하수종말처리장과 관련해서도 손 이장은 거침없이 말을 했다.

"원래 미남크루즈 터미널 부지에 들어서기로 계획되어 있다가 다나까 농장으로 변경됐다. 마침 시장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허가까지 다 난 걸 공사를 하지 않았었다. 결국 선거 후 지금 오비마을로 부지가 변경되어 여기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지금 오비마을에 있는 하수종말처리장은 용량 초과로 2차 공사를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손 이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버스터미널 이전 부지와 연관해 제안을 했다.

"대부분 관직에 있는 사람들은 하수종말처리장이 혐오시설이 아니라고 한다. 정화가 된 깨끗한 물을 흘러보낸다고 한다. 그렇다면 상동 터미널 부지로 하려고 하는 곳에 하수종말처리장을 추가로 설치하면 되지 않느냐? 말 그대로 깨끗한 물을 고현천으로 내보내면 생태복원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각종 어류와 식물이 서식하는 생태하천으로의 탈바꿈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 차량 배기가스를 통한 대기오염 농도를 따져봐도 상동은 맞지 않다"며 강변했다.

여러 부문에서 실리를 따져 입지를 선정해야하며 각종 시설은 분산 설치하는 게 옳다는 게 손 이장의 생각이다. 연초면발전협의회 부회장을 겸하고 있는 손 이장의 주장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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