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최고야⑩]거제면 법동마을

2004년 결성한 어촌계 중심, 마을 발전 일궈내…해상콘도·종묘 사업으로 공동 수익 창출·분배
어업권 휴식년제 등 청정해역 관리에도 '온 힘'…낚시·패류 채취 등 해양생태 학습장으로 '각광'

거제에는 곳곳에 묻혀있는 '살기 좋은 마을'이 많다. 인근의 번창한 마을에 밀려, 혹은 지형적으로 외딴 곳에 떨어져 있어, 혹은 행정의 손길이 크게 못미쳐 알려지지 않은 마을 등이 그러한 경우다.

거제면 법동마을도 그렇게 알려지지 않은 마을 중의 하나다. 물론 바로 앞 산달도 때문에 지금은 이름이 자주 입에 오르고 있기는 하다.

법동마을은 고당·법동포·아지랑, 이 3개 마을을 한데 아우르고 있다. 이 3개 마을이 하나의 어촌자율관리공동체(어촌계장 임행섭)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마을 각각을 떼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

이중 고당마을이 67세대에 139명이 거주,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법동포와 아지랑마을을 합치면 나머지 절반(67세대·123명)이 된다. 임행섭 법동어촌계장(73)이 고당마을 이장을 맡고 있고, 법동·아지랑마을은 곽종내 이장(74)이 책임지고 있다.

▲ 아지랑마을에서는 전마선을 이용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법동마을은 대부분이 낚시·어선어업에 종사한다. 여건이 그러하단다. 임행섭 어촌계장은 "경지 정리가 잘 되어 있지 않은데다 관광지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보니 농업과 상업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게다가 나이 많은 고령 인구가 많고, 특히 1인가구가 많다보니 마을 자체가 많이 침체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2004년에 결성한 법동자율관리공동체를 통해 주민들이 '맨손'으로 마을 발전을 일궈 이전보다는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법동마을에서는 해상낚시 콘도 5동 운영을 통한 연간 1억5,000만원의 수익금을 포함해, 정치망과 가두리, 해삼 방류, 바지락 살포, 우렁쉥이 중간육성, 굴종묘 중간육성 등으로 4억원 가량의 마을 수입을 올리고 있다. 마을의 모든 수익은 공동 작업으로 이뤄지며, 이는 또한 공동 분배된다.

청각과 모자반 등 해조류 종묘 사업은 물론, 여름 식용이 가능한 일명 '바위굴'도 국립수산과학원과 공동으로 시험 재배를 하고 있다. 법동마을은 대구 방류도 알이 아닌 치어를 하기 때문에 성공률이 90% 이상 높다.

▲ 마을에서 관리·운영하고 있는 해상콘도.

아지랑마을에서는 전마선과 선외기 등 낚시꾼들이 몰려들 수 밖에 없는 요건이 충족되어 있다. 70여 척이 마련되어 있는 전마선의 경우 4∼5만원의 적은 비용으로 해상 낚시를 즐길 수 있으며, 선외기도 3인승 기준으로 7만원의 저렴한 비용이면 이용할 수 있다.

법동마을은 수익 창출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마을 일에 주민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매월 2회 해안정화사업을 펼치는데 대부분의 주민들이 '출근 도장'을 찍는다고 한다.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 연속 정화대회 최우수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불가사리 구제사업도 매년 2t 가량 수거를 하고 있다고 한다.

고갈되는 어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시와 공동체가 공동 부담으로  매년 볼락·쥐치·감성돔·대구치어를 방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야간 감시조를 편성해 불법어업 또한 근절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어업권 휴식년제를 시행해 크기와 무게에 따른 어종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으며, 3년마다 어장 밑갈이 정화사업을 펼쳐 청정해역 보존에 앞장서고 있다. 그래서 법동마을 앞바다는 물 속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깨끗하다.

▲ 마을에서 관리·운영하고 있는 해상콘도 내부모습.

임 어촌계장은 "어떻게 보면 거제 68개 어촌계 중 가장 잘되는 어촌계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수협에서도 인정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마을 일에 대해서는 자기 일을 제쳐두고라도 참여하기 때문에 수년간 이룩한 마을주민들의 공적이며 성과다"고 주민들의 공로로 돌렸다.

법동마을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모범 자율공동체 선정 지원금 9,000만원으로 올 5월게 해상콘도 1동이 추가로 들어선다. 법동마을을 중심으로 추진중인 거제면의 어촌체험마을 조성사업까지 탄력을 받으면 법동마을은 비약적으로 발전을 거듭할 준비가 되어있는 셈이다.

해상콘도를 이용한 낚시, 복섬과 동섬을 경유한 어선 체험과 조개 채취 등 법동마을에서는 제대로 된 어촌체험을 맛볼 수 있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 따뜻한 해안, 태풍도 피해가는 안락한 마을, 이는 마을의 자랑이기도 하지만 주민들이 일궈낸 '평온한 보금자리'다. 가족들과 마음의 평온을 찾길 원한다면 주말 나들이로 법동마을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60억 투입, 법동에 체험·휴양공원 조성 반곡서원 복원사업 진행"

"지난해 경남도에서 내려와 청소과장을 잠시 맡았다가 지난해 8월부터 거제면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제 시작인 셈인데 할 일이 정말 많다."

김진동 거제면장은 옛 거제면의 '명성'을 되찾고 정체된 지역 발전에 모든 행정력을 맞추고 있었다.

김 면장은 "당장 내년에 준공되는 옥산터널과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가는 명진∼상동 계룡산터널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교통이 좋아지면 유동 인구도 많아지고 지금의 거제면보다는 모든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 거제면에서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법동리 청정수산물 복합 낚시체험·휴양공원 조성 사업과 반곡서원 복원사업이다.

낚시체험·휴양공원은 2015년까지 5년간 국비와 시비 60억원을 들여 법동리(고당·법동포·아지랑 마을) 일원에 들어서게 된다. 낚시공원과 갯벌체험장은 물론 체험장을 겸한 양식장·직판장·방류장·활어회센터 조성은 물론 해상콘도도 10동 추가할 계획이다.

김 면장은 이를 통해 어촌 지역의 새로운 경제활동 영역을 창출하고 어민들의 소득과 고용 확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반곡서원 복원사업은 현재 거제현 관아 복원사업 용역이 3월말로 잡혀 있다. 용역 후 국비를 신청할 계획인데, 기존의 기성관과 향교·질청·옥산금성 등과 연계해 역사문화 탐방코스로 만들 예정이다. 지금의 면사무소도 옛 동헌 자리이기 때문에 면청사 이전도 추진중이다.

하지만 애로사항도 있다. 김 면장은 "대부분 수산자원보호구역과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어 개발이 용이하지 않다"며 "하수관거사업이 빨리 마무리돼야 보호구역 해제가 쉬울 것이며, 아울러 도시계획 정비도 이뤄져야 지역 발전이 뒤따를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재래시장 활성화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았다. 김 면장은 "거제 지역의 유일한 5일장인데도 시장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많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상반기 중 상인회 구성 및 시장 등록을 마무리 해 5일장의 명성을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조성중인 스포츠파크는 4월말 준공, 5월 개장식을 할 예정이며, 이후 농업기술센터 부지 매입을 통해 확장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마을 발전에 공을 들이는데
   행정 손길이 미치지 않으니 답답하죠"

"우리 마을 주민들이 소외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거제의 서쪽에 위치하다보니 행정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외진 곳일수록 행정이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한다."

임행섭 법동마을 어촌계장(73)은 법동마을을 '소외지역'으로 언급했다.

임 어촌계장은 "소하천 정비계획 등 많은 시의 사업에서 우리 마을이 제외됐다. 때문에 주민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이루말할 수 없다"며 "주민들이 스스로 잘 사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행정도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임 어촌계장은 주민들이 스스로 일궈낸 마을의 비약적인 발전을 언급했다. "해상콘도의 오폐수는 육지로 펌핑해 정화를 거쳐 다시 방류를 한다. 경남도에서도 이를 보고 갔다. 아마 모든 가두리에도 이 시스템이 도입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임 어촌계장은 "제대로 된 어민회관이 필요하다. 또한 행정적 업무를 볼 수 있는 사무장이 있었으면 한다. 체계적으로 마을 관리를 하다보면 콘도 수익 등 주민들의 소득 증대는 물론 마을의 복지도 한층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청정해역 대한민국 1호' 법동마을. 행정의 손길이 조금만 더 미친다면 '으뜸 마을'로 거듭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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