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숙 경기민요 무형문화재 전수자

10여 년 전부터 국악에 관심…자격증 획득·경연 대회 입상 등 '소리꾼' 심취
"좋은 선생 소리 사사 '하늘의 별따기'…쉽게 배울 수 있는 기회 제공하고파"

▲ 이인숙씨와 6명의 수강생들이 회심곡을 연습하고 있다.

경기민요는 서울·경기 지방에 전승되어 오는 민요를 말하는데 197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로 지정됐으며, 현재 보유자는 이춘희, 이은주 2명이다.

거제 내에서 처음으로 경기민요 무형문화재 이춘희 씨의 전수자가 된 소리꾼이 있다. 바로 10여 년 전부터 국악에 관심을 갖고 소리를 갈고 닦은 이인숙(56)씨다.

그녀는 한국예술진흥연구원이 주최한 경연에서 한국예술평가대상을 수상했으며 2009년도 제11회 김제지평선 국악경연대회에서 민요부문 특별상을 받는 등 전국국악경연에서도 수차례 수상했다.

이뿐 아니라 국악전문인으로 민요 1급, 사물놀이 1급 자격증을 취득, 한국전통예술원으로부터 위촉장을 받아 각종 국악대회 심사위원 자격까지 갖춘 예인이다.

국악에 관심을 갖고 취미로 시작한 것이 무형문화재의 전수자까지 가게 된 데는 그녀의 민요사랑이 큰 몫을 했다. 그녀가 처음 소리를 배울 무렵에는 배울 수 있는 경로가 없어 마산에 있는 학원으로 수업을 받으러 다녔단다. 이 씨는 거제에는 거제 농악이나 민요가 없을 뿐만아니라 국악 부문에 있어서 뿌리가 없어 안타까웠다고 털어놨다.

여러 분야에 자격증을 가진 그녀가 경기민요에 애착을 가지게 된 것은 그녀의 귀에 쉽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녀는 "남도민요는 대부분 판소리인데 판소리는 어릴 때부터 귀가 열려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 부분에서 경기민요가 더 귀에 잘 들렸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민요에 대한 애정을 담은 설명도 곁들였다. 경기민요는 서도나 전라 민요에 비하여 맑고 깨끗하며, 경쾌하고 분명한 것이 특징. 경기민요의 경우 무형문화재가 되는 것은 유산가, 적벽가, 소춘향가, 선유가, 집장가, 출인가, 달거리 등으로 이뤄진 12좌창을 완창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무형문화재의 전수자가 되기 위한 과정은 쉽지 않다. 우선 소리를 잘 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두 번째는 무형문화재를 전수해줄 선생님의 추천서가 있어야하며, 그 추천서를 가지고 가 시험에 통과해야만 전수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전수증도 시험을 통과한 뒤 일 년 후에야 받을 수 있다고 하니 그 까다로움을 다시 한 번 알만하다.

또한 전수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형문화재의 소리를 똑같이 해내야 하는데 이 씨는 조금이라도 다르면 안 된다며, 그렇게 문화재가 보호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씨가 소리를 배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좋은 선생님을 만나기 힘들었던 점이다. 지금도 매주 한 번 대구에 가서 서울에서 내려온 선생님에게 소리를 사사 받고 있다. 이인숙씨는 먼 거리를 오가야 하는 점은 힘들지만 좋은 선생님에게서 소리를 배울 수 있어서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며 웃었다.

그녀는 많은 후배를 양성하고 거제의 문화가 타 지역에 뒤떨어지지 않게 끌어당겨주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이어 "거제에는 이런 것을 배우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나는 처음 배우기 시작할 때 물어물어 멀리 다닌다고 고생했다. 거제에서 조금이라도 편하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거제국악원에서는 15명 정도가 경기민요를 배우고 있다. 또 함께 봉사활동으로 공연도 다니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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