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최고야⑨]하청면 와항마을

맹종죽 가공체험·맹종죽림 테라피로드 등 '녹색체험'으로 차별화
맹종죽테마파크 마무리 공사 한창…해양체험도 가능해 '일석이조'

▲ 와항마을 바닷가. 여느 농·어촌 마을과 크게 다르지 않게 아늑하고 포근하다. 사진 오른편으로 칠천 연륙교가 바라보인다.

거제시 하청면에 진입해 칠천도에 다다르기 직전이면 진한 대나무향을 느낄 수 있다.

오른편으로는 울창한 대나무숲이 바람에 몸을 맡기고는 현란한 군무를 추고 있고, 왼편으로는 바다를 낀 가게와 집들이 오순도순 자리를 하고 있다. 바로 하청면 와항마을(이장 박노현)이다.

와항마을은 왜곶이 또는 사환의 서쪽 바닷가로 외환이라 했는데 신라때의 기와 쪽편이 발굴되고 기와굴이 있었다 해 와항(瓦項)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됐다고 한다.

마을은 그렇게 크지는 않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41세대에, 거주하는 주민은 100명이 조금 안되는 92명이다.

▲ 올해 말 조성이 완료되는 맹종죽테마파크 입구.

와항마을은 지난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의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됐다. 초기에는 제대로 운영하기까지 많은 어려움들이 뒤따랐지만 많은 준비와 운영을 통해 다양하고 특색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이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특히 올해 공사가 마무리되는 맹종죽테마공원과 연계하면 그 시너지 효과는 지금보다 몇 배 이상 될 것이라고 마을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와항마을에서 즐길 수 있는 농촌체험은 다른 마을과는 차별화 된다. 대나무의 마을답게 대나무가 주 테마를 이룬다. 가장 대표적이고 특색있는 체험이 맹종죽순 가공체험이다.

▲ 와항마을의 명물 맹종죽을 숯가마로 삶는 모습.

죽순이 생산되는 4월에서 8월까지 운영하는 가공체험은 맹종죽순 채취부터 운반·선별 과정은 물론 죽순 삶기와 포장까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또한 채취한 죽순을 이용한 죽순초밥·죽순잡채 등의 별미도 맛볼 수 있다.

또 맹종죽림 테라피로드라는 체험도 눈길을 끈다. '치유의 길'이라 부르는 4km 길이의 대나무숲을 걸으며 쌓인 피로를 풀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고로쇠 수액의 2배 이상 노폐물 제거에 탁월하다는 대나무 수액 채취·음용을 할 수 있으며, 이와 함께 대나무 공예체험도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대나무 숲에 방사시켜 기르고 있는 금계류의 알을 줍는 죽계 줍기 체험, 제석산 야간 산행 코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와항마을에는 농촌체험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바다를 끼고 있는 마을답게 해변해양 생태관찰체험도 즐길 수 있다. 굴과 바지락 채취는 물론 바다낚시를 통한 짜릿한 손맛도 쏠쏠하게 맛 볼 수 있다.

모터보트를 이용한 칠천도 유람, 무인도를 탐방하는 선박항해체험 등 말 그대로 골라먹는 재미가 가득하다. 이처럼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와항마을에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노현 이장은 "관광객이나 탐방객을 수용할 수 있는 각종 식당·숙박·주차시설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 차원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시에서는 이를 방관하면 안된다. 맹종죽테마파크가 갖춰지면 더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인데 그들의 발걸음을 되돌려서는 안된다"며 따끔한 질책을 늘어놓는다.

현재 맹종죽테마파크는 8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가장 큰 과제 중의 하나인 주차장 확보는 시비만 확보되어 있고 현재 절충 단계인 부지 매입 문제가 마무리돼야 공사에 들어갈 수가 있다고 한다.

"농촌을 농촌답게 만들어야 하는데 기본적인 지원만 해주고 잘 하겠지 방관만 하는 것이 현 정부의 현실이다. 이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자금력이 없는 농촌을 방치하는 것이며, 결국 농업 정책이 망하는 길이다. 꾸준한 지원이 뒤따라야 살기 좋은 농촌 마을이 가능해지지 않겠는가."

박 이장의 마지막 말이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와 맞물려 살갗에 깊이 에인다. 봄은 왔는데 봄이 온 것 같지가 않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처럼….

◇ 와항녹색농촌체험마을(홈페이지 : www.맹종죽.kr ☎ 636-5255)

"관광 안내원 양성, 주말 파견 시스템…'관광 거제' 지름길"

"대한민국 최고를 자랑하는 우수한 품질의 거제 맹종죽순도 생각만큼 많이 생산하지도 판매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노현 와항마을 이장(73)은 맹종죽순 판로 개척에 많은 애로점이 있다고 하소연 했다. "농민 소수가 생산과 유통까지 도맡아 하다보니 대량 생산 자체가 어렵고 유통망도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아 판매에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자금력이 없는 농민들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렇다보니 진공 포장 판매를 하고 있는 무공해 식품인 맹종죽의 인지도가 아직까지 미흡한 수준이다. 우수한 거제 특산물의 판로 개척을 위해 시가 나서서 시설 투자 등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박 이장은 숲 해설사와 같은 관광 안내원 양성을 제안했다. "정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체험마을 사무장 제도처럼 시에서 관광 안내원을 양성해 주말에 파견 근무를 보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거제시 전체의 여러 체험마을과 관광지를 대상으로 관광 안내원 주말 파견 근무제를 만들면 '관광 거제'를 표방하는 여러 시정과도 부합될 것이다. 아울러 마을에도 관광객 유치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과 거제 관광 해설사 양성이라는 '일거양득 청사진'을 내비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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