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경남도지사 취임 8개월 특별 인터뷰

민주도정협 구성, 야권·시민사회단체 참여 기회 제공 '성과·획기적 실험'
어르신 틀니보급·보호자 없는 병원·친환경 무상급식 등 생활복지 구현
계룡산 터널, 오션브릿지 건설의 한축…국도 승격 통해 조기 건설 노력

- 경남도정을 맡은지 6개월이 넘었다. 도민들의 기대가 컸고 우려하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그간의 도정에 대한 평가와 소회를 밝힌다면.

△ 지난해 7월 경남지사에 당선돼 이제 도지사직을 수행한 지 8개월이 되었다. 그동안 민선 5기 4년간의 도정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 착실히 준비한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18개 시·군 민생현장을 방문해 도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했고, 보편적 복지를 위해 친환경 무상급식, 어르신 틀니 보급사업,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 등도 금년부터 의미 있는 시작을 하고 있다.

기계, 자동차, 조선, 항공 등 전통적인 제조업의 고도화와 태양력·풍력 클러스터 등 신재생 에너지 산업 육성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년 국고예산도 지난해보다 5.8% 늘어난 3조808억원을 확보해 주요 현안 사업에 대한 전망도 밝게 하고 있다.

- 한국 정치사에서 최초로 야당 및 제 세력 간 '공동 지방정부적' 성격의 집행부를 구성했다. 모델케이스로도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이 공동정부적 집행부에 대한 평가 및 한계, 애로 등에 대해 말해 달라.

△ 지난해 6·2 지방선거과정에서 경쟁했던 민주노동당 강병기 전 최고위원이 정무부지사로 들어왔다. 야3당과 시민사회도 도정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 4대강 사업이라든지 도정의 사안에 따라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고 있다.

민주도정협의회를 구성해서 그동안 도정에 소외되었던 야권정당이나 시민사회단체에 도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 성과라고 볼 수 있고, 아직은 정치실험이고 초기 단계라고 말할 수 있겠다.

민주도정협의회의 경우 별도 조례 제정을 통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보다 활성화될 수 있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  도의회에서 한나라당이 다수를 차지하다 보니 독자 조례를 제정할 수 없어, 지금은 '경상남도 도정조정위원회 설치 조례'를 근거로 구성했다.

또, 아직은 공무원 조직이 시민사회단체와 외부 인사와의 교류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무원 조직과의 적절한 융합도 필요하다고 본다.

- 어르신 틀니 예산이 상임위에서 전액 삭감됐다가 예결위에서 복원됐고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은 118억원이 삭감됐다가 35억원이 복원되는 등 도의회의 제동이 극심했다. 도의회와의 관계가 불편한 것 아니냐는 우려들이 많다.

△ 선거과정에서는 정당의 이해관계가 있고 정략적일 수 있지만, 선거가 끝나면 여야가 없다고 본다. 지방자치 15년 만에 야권 성향의 도지사가 나왔기 때문에 서로가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도의회는 도정에 대한 비판과 감시가 본연의 업무다. 한나라당 도의원과 무상급식이나 노인틀니 예산 등의 문제로 갈등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그동안 행정사무감사나 예산 심사과정에서 도의원들이 지적한 부분은 겸허히 수용하고 있다.

집행부나 도의회나 경남도정의 발전과 걱정하는 마음은 같기 때문에, 도의원 한 명 한 명을 자주 만나 정책적인 이견이 있는 부분들은 사전 조정과정을 통해 잘 풀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4대강 사업을 두고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주요 현안인 만큼 이에 대한 고민도 많을 것 같은데.

△ 중앙정부와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지방정부 수장으로서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갈등으로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도민들의 걱정 또한 많은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국책사업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지방정부에서도 당당히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옳고, 지방자치의 정신에도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지난 해 우리 도에서는 낙동강 사업이 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예상되는 도민피해와 자연생태계 훼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코자 대화를 요구한 것이다. 오히려 정부에서는 우리 도의 정당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소통하려는 노력 없이 낙동강 사업권을 일방적으로 회수해 갔고, 공정 진척에만 급급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앞으로도 우리 도는 낙동강 사업으로 인한 도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견제와 감시 역할에 충실할 것이며, 정부와의 갈등 또한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 김 지사는 지방분권의 주창자로 알려져 있다. 중앙-지방이 아닌 도-시·군의 관계에서도 분권적 가치를 실현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관련, 특히 부시장, 부군수의 '자체 승진' 인사제도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한 생각은?

△ 지방정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기초자치단체가 잘 되는 것이 지방자치 실현을 앞당기는 길이라 생각한다.

경남도는 도가 추진하고 있는 사무 중에서 시·군으로 이양해야 할 것은 적극 발굴해 이양을 추진하는 등 도와 시·군간의 분권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시·군 행정이 잘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후원자로서 역할에도 충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1월 단행한 도 정기인사에서 시·군의 4급 국장 요원을 부군수로 전격 발탁한 것도 시·군의 유능한 인재가 시·군 부단체장으로서 지방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발탁인사는 앞으로 하나의 제도적 시스템으로 정착시켜 나가고, 인사운영의 분권화를 위한 다양한 인사시책 개발에도 더욱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급으로 김 지사 이름을 거론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주변에서 과분하게 잘 봐주시는 것 같다. 이제 도지사가 된지 8개월째다. 도정에 전념하고 있다. 도지사와 국회의원은 사람의 노력으로 되는 자리이지만, 국가를 총괄하는 것은 사람의 노력을 뛰어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임기 동안 민선 5기 경남도정을 맡아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뿐이며, 경남을 대한민국 번영 1번지, 으뜸 도정을 만들어 야권 출신 도지사에게 도정을 맡겨도 '경남이 이렇게 변하는구나'하는 평가를 꼭 받고 싶다.

- 집무실에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이라는 족자가 걸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복지에 남다른 생각이 있을 것 같은데. 그리고 도민의 복지에 대한 그림을 말해 달라.

△ 민선5기 김두관의 복지는 한 마디로 생활복지라고 말하고 싶다. 일상생활에서 도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보편적 복지에 기반을 두고 있다.

금년 복지예산은 도 전체 예산의 26%에 해당하는 1조 5,539억원을 편성했고, 저출산 고령화시대라는 사회적 변화와 도민의 다양한 요구를 수렴하기 위해 노력했다.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기 때문에 현재 20개인 사회적기업을 2012년까지 60개소로 확대하고, 경남형 예비사회적 기업을 지정하고 지원해 취약계층과 장애인을 위한 안정적인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겠다.

어르신 건강권 확보를 위해 금년부터 어르신 틀니보급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보호자의 간병 부담도 덜어주고 지속가능한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어 내도록 보호자 없는 병원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다. 경남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을 위해 친환경 무상급식도 확대해 학생, 학부모, 농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 과거에 '리틀 노무현'이라는 닉네임이 따라 다녔다.

△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과분하게 생각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해 주는 부분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남해농민회에서 활동할 때 노 전 대통령을 특강 강사로 2번 초청한 적이 있다. 이때 처음 인연을 맺었는데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소신있고 의욕에 찬 인상이었으며, 한편으로는 시골 아저씨 같은 인상이었다.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께서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나를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임명해 참여정부의 핵심과제인 국가균형발전을 힘차게 추진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노무현 주식회사의 대주주들인 셈인데, 대표이사인 노 전 대통령이 60%쯤 갖고 있다면 두 지사가 20%씩 가지고 있는 셈이다.

김두관은 대표이사가 2%쯤 떼어준 사람이다. 신라시대 골품제로 친다면 두 지사는 성골이고, 나는 진골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6두품이다. 그래도 진골보다 더 사랑받은 6두품이었다.

- 후덕하고 소탈해 보이는 대중적 이미지가 김 지사의 장점으로 많이 거론 된다. 반면에 정치인으로서 달변가는 아니다는 평가도 있다. 자신에 대해 평가한다면?

△ 글을 잘 쓰거나 말을 대단히 잘 하는 사람은 아니다. 장점이 좀 있다면 주민들과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바닥에서 커서 그런지 주민들과 유대감이 강하다. 마을 주민과 행정을 연결하는 이장을 지내고, 기초지방정부의 수장인 남해군수를 재선했다.

다른 정치인들이 해보지 못한 풀뿌리 행정을 두루 경험했다고 자부한다. 새 역사는 변방으로부터 온다는 말이 있다. 기존 우리 사회를 주도했던 쪽에 많은 경험이 없는 것이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도정에 대해, 특히 중점 사안들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거제 상동-거제면 명진 계룡산 터널에 대한 계획이 혹 있는가?

△ 우선 당면한 구제역이 도내에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도정 현안인 LH본사 진주 이전, 동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 등이 슬기롭게 해결될 수 있도록 도내 국회의원, 도의원과 함께 힘을 모아 나갈 것이다.

거제시 상동동에서 거제면 명진리 구간은 시도 21호선으로써, 지난 2006년 거제시에서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용역을 수행한 결과, 총연장 3.7㎞(계룡산터널 1.6㎞, 접속도로 2.1㎞), 개략사업비는 497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경남도는 거제∼통영∼남해를 연결하는 오션브릿지 교량백화점 건설 등 천혜의 남해안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 남해안 연계 도로망 구축을 위해, 계룡산터널을 포함하여 국도5호선 노선승격을 국토해양부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몇 차례 건의한 바 있다.

특히 열악한 지방재정 형편을 감안하여 전액 국고지원사업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 민선5기 경남도정이 도민을 위한 행정, 열린 행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거제시민들도 도정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고, 도정의 주체로서 정책 건의도 해주시기 바란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