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깍이 대학생' 심인선씨

가정 형편에 접었던 대학 진학 꿈…2년간 도서관 드나들며 '주경야독'
지난 해 꿈에 그리던 원광대 입학…서예가로서 활발한 활동 하고싶어

배움에 대한 끝없는 갈망으로 59세 나이에 대학에 입학, 만학도의 꿈을 이룬 심인선씨(60·상동)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심인선씨가 본격적으로 대학입시를 위한 수험생활에 들어간 것은 지난 2007년. 뒤늦은 공부라 주변 모두가 힘들 거라 만류했지만 평생 가슴에 품은 꿈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살아가면서 평생 마음속에 허전한 것이 있었습니다. 유년시절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너무도 하고 싶었던 공부를 못한 것이 항상 마음 아팠고 살아가면서 내가 부족한 부분들의 이유가 아닌가 생각했었지요."

40여 년전 심인선씨는 건강이 안 좋은 아버지와 줄줄이 달린 동생들을 건사하느라 대학 공부는 꿈도 꾸지 못했다고 했다. 결혼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가정 살림을 꾸려나가고 자식들을 공부시키느라 대학 공부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러느라 세월이 40년을 훌쩍 넘었다. 무정한 세월 속에 자식들 공부시키고 결혼까지 다 시켰다. 그리고 심인선씨는 책을 잡기 시작했다.

"2년을 매일같이 도서관에서 살았어요. 나이가 들어서 머리가 굳어서 열정만큼 능률이 오르지 않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2년이 흐르고, 심인선씨는 지난 2010년 원광대학교 서예학과에 합격, 상아탑에 입성을 하게 된다. 하지만 꿈에 그리던 대학생이 되었지만 이제부터 또 '고생'은 시작이었다.

남들은 다 편하게 노후를 즐길 나이에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서 외로운 객지생활을 했다. 힘들게 들어간 학교이니만큼 심인선씨는 공부에만 매진했다. 늦깍이 대학생의 고군분투는 시작됐고 평점 4.0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받아 장학생으로 등극하는 결실도 거뒀다.

심인선씨가 꿈을 이룰 수 있었던 데는 남편 김경남씨의 힘이 컸다. '그렇게 하고 싶은 공분데 시켜줘야지요'라고 말하는 김경남씨(64)는 노년의 나이에 '기러기 남편' 생활도 감내하며 아내를 뒷바라지 해줬다.

'대학공부'로 제 2의 인생을 살게 된 심인선씨는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대학원도 진학하고 싶고 서예가로서 활발한 활동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 작은 작업실을 마련해 나처럼 돈 없어서 공부를 포기했던 사람들에게 무료로 서예를 가르쳐주고 싶어요. 꿈꾸는 사람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마지막 저의 '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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