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발전위원회에서는 우수업체로 선정된 업체를 우선지원대상으로 소외계층 구독료를 지원하고 있다. 거제신문은 3년째 우수업체로 선정돼 소외계층 구독료를 지원받고 있으며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노인정에 신문을 배달, 이들의 거제 들여다보기를 돕고 있다. 

"시간 날때마다 열심히 구독"

"다른 외지로 못 가겠더라. 손이 이러기 전엔 나가려고도 해봤지만 고향이 참 좋더라. 아는 사람도 많고" 마전동이 고향이라는 그는 다른데 살려고 해도 이곳을 떠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01년 배를 타다가 줄에 걸려 넘어진 후 어깨가 빠진 상태에서 20시간 걸려 바다에서 돌아왔다. 그러나 정형외과에서 수술은 안 하고 어깨만 맞춰 넣는 바람에 얼마 지나지 않아 근육을 움직이는 인대가 굳어버렸다. 현재는 오른쪽 손을 전혀 사용하지 못한다.

그는 당시 선주가 2000만원을 보상 해줬다며, 현재는 마전동사무소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이 그에게 배달되게 된 배경을 설명하자 "신문 왜 오는지 몰랐다. 신문 받고만 있었는데 감사하다"고 웃으며 답한다.

신문에 대해서 묻자 "정치라면 우리가 신경 쓸 것도 아니고 하는 대로 하는 것이다. 이게 좋다 저게 좋다 하는데 그냥 그런 가보다 하고 만다"며 "신문이 오면 자주 펴보지는 못해도 시간이 날때마다 보고 있다"고 말한다. 몸이 불편하지만 불평이나 불만 없이 내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10년 전부터 혼자 살고 있다는 그는 평소에는 낚시를 좋아해서 집 가까운 곳에 낚싯대를 가져가 두어 시간 고기를 낚는단다. "집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 잡생각이 드는데 공기 좋은데 가서 몸도 편하고 바다도 보고 하면 좋다. 많이 잡으면 손질해온 생선을 이웃에게 나눠 준다"며 주말에 함께 고기를 낚으러 가기로 약속했다.

"거제 얘기 나와서 열심히 봐"
▲ 사진 왼쪽부터 이순복(78)·옥일금(89)·권경련(84)·장삼순(78) 할머니.

경로당의 문을 열자 네 명의 할머니가 고스톱 치고 있다. 신문에 대해 묻자 "신문 잘 보고 있어. 글을 아는 사람이 보고 가르쳐주면 보는 거지. 거제 얘기가 나와 보게 된다"고 답했다.

노인정에 나오는 사람이 몇 명이냐 되냐고 묻자 "노인네들이 어디 다니지도 못해 회식이라도 한다면 열댓 명 정도 모인다. 평소에는 너댓명 정도"라고 말한다.

이순복 할머니와 장삼순 할머니는 "78살인데 우리가 막내"라며 웃어 보인다. 현재 옥포주공경로당의 제일 고령자가 89세, 가장 어린 할머니가 78세이다. 할머니들은 입을 모아 "60대는 청춘, 70대도 아직 청춘이다"고 말한다.

신문에 어떤 이야기가 실리면 재밌을지 물어봤다. "신문에 우리네 사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냐. 어디서 무슨 행사 한다는 기사를 주로 보는데 나와도 우리가 갈 수도 없다"고 답한다. 움직이기 불편하니 1년에 한두 번 단체로 관광가는 것 말고는 바람쐬러 다니는 건 힘들다고 말하는 표정에 아쉬움이 묻어난다.

인터뷰 중간에 관리소장이 사다준 베지밀에 분위기가 밝아졌다. 할머니들은 "아들보다 낫다"고 화기애애한 목소리로 아들들은 바빠서 집에서 얼굴 보기도 힘들단다.

노인정에 나오는 할머니들이 대부분 집에서 혼자 밥 먹는 것이 싫어 노인정에서 같이 해먹는다. 쌀은 주로 명절 때 여기저기서 갖다 주는 쌀로 1년을 나고 정부에서 나오는 돈으로 반찬을 사서 먹는다고.

눈이 잘 안 보여서 돋보기 들고 와서 신문을 본다는 할머니들, 신문에 할머님들 얼굴이 나올 거라니 환히 웃으며 "잘 보이게 벽에 붙여야겠다"며 기왕 찍는 사진 예쁘게 찍어달라고 자세를 잡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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