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듬다

평범한 가정주부들이 세상과 소통을 시작했다.
김치를 담고 장애우들을 돌보며 새로운 삶의 활력을 얻는다.
봉사는 자기만족임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주부들이 있다.

따뜻한 온정을 전해요

지난 1월7일 결성된 능포동 재향군인회 여성회(회장 전점자·51)는 현재 15명의 여성 회원들이 능포동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군에서 제대한 가족이 있는 여성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능포동 재향군인회 여성회는 회원들의 친목도모와 애국, 명예, 봉사를 슬로건으로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따뜻한 온정을 전하고 있다.

매달 월례회를 통해 봉사활동 계획을 세우고 있는 회원들은 재향군인회에 부끄럼이 없는 여성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따뜻한 아랫목 대신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장애우 모습에 가슴이 아팠죠

한 달에 한 번씩 거제면에 위치한 반야원을 방문, 목욕봉사를 실시하고 있는 회원들은 장애우들의 몸을 씻기며 세상의 편견으로 소외된 이들의 마음도 함께 달래주고 있다.

유해숙 총무는 “처음 목욕봉사를 할 땐 나이가 많고 덩치가 큰 장애우들을 보고 불쌍한 마음에 너무 가슴이 아팠다”면서 “사람이 그립고 정이 그리운 장애우들의 모습에 눈물  짓는 회원들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장애우들의 모습이 눈에 밟혀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회원들은 지난 12월 초 반야원을 방문, 올 겨울 동안 먹을 김장김치를 담그며 웃음꽃을 피웠다.

이와 함께 연말 불우 이웃돕기를 위해 사등면 가조도 어민으로부터 멸치젓갈 1백 통과 김을 구입, 판매해 어민 소득증대와 불우이웃도 돕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능포동사무소에도 회원들의 손맛과 정성이 가득 담긴 김장 김치를 전달하며 훈훈한 정을 나누고 있다. 

박정희 회원은 “김치를 담을 때면 회원들이 모두 여자라서 빨리 맛있게 담글 수 있다”면서“무거운 배추를 나를 때면 힘이 부칠 때도 있지만 김치를 먹을 사람들 생각에 배추를 치대는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조세선 회원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여성회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거창한 봉사는 아니지만 내 힘으로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미소지었다. 

가족의 이해가 큰 힘

능포동 재향군인회 여성회의 연령층은 40대 초반에서 50대 초반.

회원들은 결성 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단체지만 회원들간 우애는 어느 단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미숙 회원은 “1년 가까이 회원들과 봉사활동을 함께 하다 보니 모두가 가족 같은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다”면서 “좀 더 많은 여성이 회원으로 참여해 더욱 폭넓은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은경 회원은 “봉사활동을 하다 집안 일에 소홀 할 때도 있지만 가족들이 너그럽게 이해해 준다”면서 “아들이 “우리엄마가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지 몰랐다”고 말할 땐 쑥스럽기도 했지만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가족들의 성원에 고마워했다.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단체의 일원으로 성장한 능포동 재향군인회 여성회. 어머니의 푸근함과 근면함으로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든든한 주춧돌 되고 싶다”

▲ 전점자 능포동 재향군인회 여성회장
▲단체가 결성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아직 1년이 채 못됐다. 재향군인회의 보조기구로 틈틈이 활동하다 여성회로 만들어지게 됐다. 아직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지만 회원들의 참여도와 헌신은 어느 단체 못지 않다고 자부하고 있다. 큰 활동은 못하더라도 우리 손으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엔 회원 모두가 내 일 처럼 참여하고 있다.

▲회원들의 연령이 40-50대인데.
=30대 여성들도 단원으로 모집해 회원 연령대를 좀더 다양하게 할 계획이다. 지금도 회원들 중에는 야간대학을 다니며 봉사활동을 하는 회원도 있고, 자영업을 하는 회원들도 있다. 앞으로 피부미용 등의 기술이 있는 회원들의 참여를 확대해 다양하고 폭 넓은 봉사활동을 펼칠 방침이다.

▲회원들의 마음가짐은 어떤지.
=봉사는 나보다는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보다 어려운 남을 생각하는 마음가짐, 희생정신이 남다른 회원들이기에 짧은 연륜이지만 많은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본다. 맡은 일에 충실하고 말없이 따라준 회원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

또 언제나 도움을 주시는 조이석 거제시 재향군인회장, 김주근 능포동 재향군인회장, 김만성 전거제시 재향군인회장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조만간 연말 총회를 열어 올해 활동을 뒤돌아보고 내년 활동에 대해 회원들과 논의할 계획이다.

능포동사무소와 협의해 환경정화 활동에도 참여하고 도움을 바라는 곳이 있다면 어떤 곳이든 찾아갈 생각이다. 아직까지 미숙한 단계지만 회원들과 힘을 모아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하는 능포동 재향군인회 여성회가 될 수 있도록 튼튼한 주춧돌을 마련하고 싶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