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원

가파른 비탈길을
낡은 시내버스가 털털거리며 달린다
그 뒤로
독한 냄새를 맡으며
줄줄이
작은 차들이
털에까지 가득 찬
독가스를 내뿜으며
끙끙거리며 오른다
인생에 있어
비탈길을 오르는
고행스런 때는 언제인가
숨이 차고
시력이 가고
검은 머리카락이 희어지는
비탈길이 없었으면 좋겠다
오로지
웃으며 달릴 수 있는
평탄한 길이었으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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