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석

삶의 태반이 어부였던
항구의 사람들은
마음이 허전할 때면
습관처럼 바다를 마주보며
찢어진 그물을 손질하고

출항을 기다리는 어부의
기대 실린 분주한 발자국 뒤에서

평생 바다를 떠돌던 사람들은
자신만의 무용담을 싣고 있었다

햇빛에 반사되어
흥얼거리는 잔파도에
고단한 어지럼증의 몸 실어
바다로 나갔던 고깃배

낮 동안
파도의 너울에서 건져 올린
잡어 몇 마리
어시장 시글시글함을 빠져 나와
담 자락 앞에 도열한
다라이에서 팔딱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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