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

공중에 매달려 사는 삶이 어디 너 뿐이랴
땅을 굳건히 딛고 산다는 수많은 삶들이
부평초보다 더 출렁대며 내몰려 다니고
스스로를 잊을까
뒷주머니에 여러가지 카드 꼼꼼히 챙겨 넣고도
소심하게 귀가하는 쓸쓸한 군상들

마당의 귀퉁이가 돌아가는 공간
면도날로 쓱싹 도려내어
자신의 집 하늘에 띄워놓고
도덕 사랑 생명 종교
따위의 값비싼 언어들이 무슨 소용이리
오히려
그물 같지 않은 그물에 모든 희망을 걸고
그대는
잃어버린 것도 없는 가을추억에 잠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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