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10일자 "거제시가 만든 허구" 보도

본지 확인 취재서 68년 당시 수행인 증언 들어

☞ 황제의 길이란?
지난 1968년 직접 에티오피아 황제를 수행 했다는 조정줄씨(77)는 그의 지인과 가족, 민방위훈련 교육을 통해  망치삼거리~망치고갯길에 에티오피아  셀라시에 황제가 그 비경을 보며 연신 '원더풀'을 외쳤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1985년 외도에서 촬영한 조정줄씨의 사진

문화일보가 취재에 실패한 조정줄(77)씨를 본지는 찾아냈다. 그러나 조씨는 부산 모 병원에 입원중이었고 따라서 당시의 상황을 전해줄 건강상태가 아니었다. 조씨는 '황제의 길' 최초 발설자로 알려져 있다.

조씨는 1980년대 거제군 민방위 과장으로 재직하면서 민방위 훈련교육 중 훈련생들에게 자신이 에티오피아 황제를 직접 수행했던 일화를 곧잘 말하곤 했다. '황제의 길'이 번져 나가기 시작한 시점이다.

조씨의 둘째 아들 조승배(45)씨는 "92년 아버지와 직접 망치 해변을 나들이 하던 중 아버지께서 에티오피아 황제의 거제방문과 황제의 길에 대한 설명을 들은 기억만큼은 확실하게 증언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본지는 또한 당시 거제를 방문한 셀라시에 황제가 탄 차를 직접 운전했다는 전 거제시청 공무원 이영후씨(72)의 증언도 들을 수 있었다.

이씨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 1968년 5월20일 정오 무렵 셀라시에 황제의 거제방문을 수행했던 거제군 공무원은 당시 새마을계장을 맡고 있던 조정줄씨, 운전사 이영후씨 본인, 사진기사 옥갑종씨(작고) 등 3명이었고 에티오피아 황제는 2명의 수행원과 동행 했다.

이씨는 "1968년 당시는 거제대교가 준공되기 전으로 황제가 헬기로 거제를 방문했고 황제 일행을 6인용 차량에 태워 일운면 망치리 등을 수행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당시 비가 온 다음 날이라 망치해변에서 바라본 바다에 낮은 안개가 깔려 있었으며 황제는 몇 번이고 '원더풀 뷰티풀'을 외쳤다"고도 말했다.

이씨의 증언은 "지난 1972년 9월에 에티오피아의 데트라 디쇼메 재무부 재정차관보가 다녀간 것을 거제시가 오인하고 황제의 길을 만들어 낸 것"이라는 문화일보의주장이 오히려 '뻥'일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황제가 방문했던 망치리 해변은 비 온 다음 날이라 바다에 낮은 안개가 깔려 있었다"는 이영후씨의 증언은 본지의 기상자료 검색결과와도 일치했다.

1968년 5월19일 거제ㆍ통영지역에는 정말 비가 내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비가 온 다음날 바닷가는 으레 박무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황제의 거제도 방문 당시 비온 뒤의 안개낀 바다에 황제가 감탄했다는 주장을 충분히 뒷받침 하고 있는 것이다.

▲ 2월10일자 '문화일보' 35면에 실린 기자
에티오피아 셀라시에 황제의 방한 기록은 외교안보연구원의 마이크로필름으로 저장된 내용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이크로 필름에는 셀라시에 황제가 지난 1968년 5월18일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해 첫날인 1968년 5월18일 박정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둘째 날인 19일 춘천 공지천에 있는 에디오피아 박물관을 방문한 것으로 돼 있다. 방한 공식일정은 19일까지가 전부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황제의 비공식 일정에 대한 증언을 본지는 확보했다. 황제가 방한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해 비공식 일정을 수행했다는 외교안보연구원의 기록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

망치리에서 팬션을 운영중에 있는 김운항(51)씨는 "외교안보 연구원의 마이크로필름 기록에는 셀라시에 황제가 일정을 하루 연장해 비공식 일정으로 1968년 5월20일 헬기로 전주를 방문했다는 기록까지는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당사자의 증언대로라면 황제의 비공식 일정 중 헬기로 전주에 온 황제 일행이 포로수용소가 있고 절경으로 알려진 거제를 방문했던 셈이 되는 것이다.

한편 문화일보의 '황제의 길' '뻥' 보도와 관련, 거제시가 '뻥을 친 것'으로 전국적 망신을 당했는데도 이에대한 시 차원의 대응책 및 대응 논의 조차 발빠르게 내놓지못하는 시 관계 부서의 문제인식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크게 일고 있다.

아울러 이참에 '황제의 길'에 대한 정확한 고증과 대대적 홍보 및 조성을 통해 관광명소로 만들어 가는 역발상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들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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