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걷고 싶은 길, 거제 숨은 비경을 찾아서②-옥포 '바숲길'

푸른 솔바람과 갯내음이 유혹하고, 이색적인 야경 더해지니 여기가 바로 '별유선경'

자연에 인공이 기해지면서 조화된 아름다움이 만들어지고 있는 곳이 있다. 이른 아침이면 대우조선해양의 일 시작을 알리는 경쾌한 음악소리까지 바다 내음을 타고 전해진다.

음악소리에 눈을 돌려 대우조선해양을 바라보면 웅장한 모습의 대우조선해양이 한 눈에 들어 온다. 거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가 느껴지고 그려진다.

이어지는 길 내내 솔잎향을 전해주는 잔잔한 숲 바람과 새소리가 있다. 맑은 날이면 속을 훤히 드러낸 바다가 금방이라도 발 아래 바다속으로 끌어내릴 듯 유혹한다. 가끔씩 오가는 동력선의 싫지 않은 울림은 옛 바다마을 추억까지 되살려내고 있다.

이런 곳이 거제에 있다니? 바다와 숲이 만나는 곳,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루는 곳, 거제의 과거와 미래가 만나 공존하는 곳, 그 곳에 길이 있었다. '옥포 바숲 길'이다. 바다와 숲이 만나는 길이라는 의미다.

최근 거제지역 곳곳에 해안데크가 생겼다. 걷고 싶어 하는 시민들에 휴식과 운동의 공간을 마련해 주고자 함일 것이다. 사람들이 지나기 힘들었던 곳도 이제 걸으면서 해안절경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옥포 바숲 길'도 해안데크로 이어져 있다. 산책하며 휴식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오르막 내리막이 크게 없이 이어진 1km 가까운 바숲 길은 바다와 숲의 내음과 느낌을 함께 전해준다. 힘듦 없이 생각하며 느끼며 아니 아무 생각 없이도 즐겁게 걸을 수 있는 곳이다.

2006년 해안데크로 만들어진 옥포 '바숲 길'은 옥포매립지 조라마을에서 시작된다. 바위를 뚫고 바다 위를 지나고 흙길을 지나 옥포중앙공원 아래쪽까지 데크로 이어지고 있다. 한 사람 두 사람이 찾기 시작했다. 입 소문은 빠르다.

걷기에 좋은 길이니 만큼 입소문은  날개를 달았다. 옥포 주민들뿐아니라 많은 외국인들, 관광객들도 아침, 저녁으로 즐겨 찾는 곳이 돼 버렸다. 푸른 솔바람과 갯내음이 사람들을 유혹한다고 할까?

'옥포 바숲 길'은 바다와 숲을 가르며 전망데크와 벤치를 갖춘 1.5∼2m 넓이의 목재 계단 형태로 설치돼 있다. 길이 비교적 평탄하고 주변 전경과 어우러짐이 그야말로 원더풀이다. 길 중간 지점에 100m정도의 작은 바닷가가 있다. 길을 걸으면서 잠깐 쉬며 바다에 발을 담글 수도 있는 곳이다.

길 중간 중간에는 3개의 전망데크도 있다. 이곳에서는 대우조선소의 전경과 바다 끝 수평선, 조용하고 푸른 바다 위를 쉼없이 지나가는 각종 동력선들의 모습을 감상할 수가 있다.

길을 걷다보면 강아지와 산책나온 노인부터 친구들과 체육복 차림의 아줌마, 나들이 나온 아이들, 파란눈의 외국인과 연인들까지 시민들의 소박하고 평화로운 일상과도 곧잘 마주친다.

밤이면 더욱 그 풍경이 새로워진다. 야간에는 데크 곳곳에 등불 조명을 설치, 낮과 밤이 이어지는 조선,·해양 도심 관광 공간으로 바뀐다.

탁 트인 바다와 대우조선의 불 밝힌 전경, 색조 가로등이 한데 어우러져 옥포만의 밤을 밝히는 것이다. '별유선경'도 부럽지 않다는 평가다.

거제시는 앞으로 마지막 해안데크 전망대에서 약 10여m 떨어진 쥐·뱀섬을 잇는 해안데크를 연장 설치할 계획이란다. 거제의 새로운 명품 '길'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란 느낌이다. '옥포 바숲 길' 거제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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