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란 말만 들어도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넉넉해집니다. 거기에다 '고향'이란 단어까지 합쳐지면 마음의 푸근함이 한층 더해집니다.

설날 아침이면 친척과 이웃을 찾아 세배를 드리고, 만나는 이들마다 덕담을 나눕니다. 오랜만에 만난 고향사람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옛 추억을 더듬어 갑니다.

얼굴가득 함박웃음을 머금은 아이들은 색동옷을 차려입고 온 마을을 뛰어 다닙니다. 세뱃돈에 마을이 더 끌리기 마련이라 삼삼오오 모인 아이들은 받은 세뱃돈을 세어보며 비교해 봅니다.

설음식을 차리는 어머니의 손길에 정성이 가득합니다. 음식준비에 힘이 부칠 만도 하지만 하나라도 더 맛난 음식을 자식들에게 먹이기 위해 더욱 애를 씁니다. 

가족, 친지들과 모여앉아 다 같이 윷놀이 한판을 벌입니다. 윷을 던지며 내지르는 우렁찬 추임새가 놀이의 재미를 더합니다.

사내아이들은 연날리기를 하며 추위를 잊습니다. 하늘높이 연을 날리기 위해 얼어붙은 논두렁을 뛰어다니는 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방패연과 가오리연이 마을 하늘을 수놓으면 아이들의 입에선 작은 탄성이 쉴새없이 터져 나옵니다.

이런 소중한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서 우리는 설 명절이면 교통체증을 마다하지 않고 고향을 찾습니다. 도시생활의 각박함을 잠시 잊고 고향의 아련한 풍경을 떠올리면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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